[파주=스포츠Q 이재훈 기자] 브라질 월드컵까지 24일 남은 가운데 역대 대표팀 감독들이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일곱 차례의 월드컵 본선을 회상했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경험’을 현 대표팀의 강점으로 꼽았다.
김정남(72) 전 감독과 이회택(69)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김호(71) 전 감독, 차범근(62) SBS 해설위원, 허정무(60) 대표팀 단장 등 역대 월드컵 사령탑 5명과 조광래(61) 전 감독까지 역대 대표팀 감독 6명은 2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오찬을 하며 홍명보(46)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 감독을 응원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역대 대표팀 감독들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홍 감독과 담소하며 당시 대표팀을 회상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정남 전 감독은 “당시 기념비적인 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안 먹어도 될 골을 먹은 게 컸다”고 말했다. 당시 대표팀은 1무 2패로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후 대표팀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회택 전 감독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팀 감독 당시 대표팀은 일주일 전에 이탈리아로 출국해 준비했다. 당시에는 이 정도면 현지적응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봤으나 오산이었다”며 “대표팀의 제대로 된 경기력이 세번째 경기인 우루과이전이 되어서야 나타났다. 0-1로 지긴 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준비를 길게 가지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호 전 감독은 “스페인과 2-2로 비긴 뒤 볼리비아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상황에서 독일과 맞붙었다”며 “당시 3골을 먼저 먹고 홍명보, 황선홍이 골을 넣어 2-3으로 쫓아갔을 때 시간은 25분이나 남아 있었고 당시 분위기도 대표팀에 완전히 넘어와 있었다. 그러나 고정운이 페널티킥을 얻을 것 같던 상황에서 얻지 못했다. 만약 1골만 더 넣었다면 월드컵 16강은 그때 이뤄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대표팀은 미국 월드컵에서 2무 1패를 기록, 조 3위로 16강이 좌절됐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당시 대표팀에 대한 논란은 이어졌다. 허정무 현 대표팀 단장과 조광래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 대표팀과 현 월드컵 대표팀의 장·단점과 최강으로 생각하는 역대 대표팀에 대한 질문이 나온 것이다.
여기서 역대 대표팀 감독 6인들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경험이 강점’이라며 지금 현재 대표팀을 최강팀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허정무 단장은 “이번 선수들이 상당히 희망적이고 좋은 것은 젊은 나이에도 큰 경기를 많이 치러 경험이 풍부한 것이다”며 “국제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미드필드 자원이 좋다”고 견해를 밝혔다.
조광래 전 감독은 “사실 멕시코 월드컵 때 선수로 나서 많이 두려웠다. 세계 강팀과 많은 경기를 해보지도 않았고 지금 젊은 선수들처럼 큰 대회를 많이 치른 경험도 없었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경험을 해본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이 경기 운영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니만큼 홍 감독이 방향을 잘 제시한다면 최고의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김호 전 감독 역시 풍부한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현재 대표팀이 역대 경험이 가장 많다.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팀을 만드느냐에 달린 것 같다”며 “더운 지방에서는 90분동안 적절한 체력안배와 패스 미스를 줄이며 경기를 이끌어 나아가는 것이 큰 힘이 된다. 역대 경험이 가장 많은 팀이라 홍명보 감독이 좋은 성과를 낼 듯 하다”고 전망을 밝게 봤다.
이회택 전 감독 또한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감독과 선수, 코칭스태프들이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팀이라 본다”며 “현 대표팀 베스트 11이 유럽에서 경기를 하기에 유럽, 남미 선수들을 상대로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다. 좋은 컨디션으로 임하면 16강에서 더 나아가 8강도 가능하지 않을까싶다”고 생각을 나타냈다.
김정남 전 감독은 “홍명보 감독은 현 대표팀을 제일 잘 안다. 홍 감독이 상대팀의 전력분석, 배치에 대해 잘 대비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팀의 장 단점등도 경험이 많은 홍 감독이 잘 이끌 것이라 믿는다"며 "내가 감독을 맡았던 1986년과 환경, 선수적인 면을 비교할 수 없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 이회택 전 감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두 감독은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이 선수로 뛰면서 각각 1990년과 1994년 월드컵 때 인연을 맺었다.
김호 전 감독은 “선수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선수였다. 모든 면에 잘 적응하고 이해했다”며 “지도자가 된 이후 함께 하지는 않았으나 모든 걸 제대로 밟고 올라온 것을 볼 때 나무랄 것이 없는 지도자다. 가서 팀을 잘 이끌면 분명한 성과가 있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회택 전 감독은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마지막 최종 선발에 홍명보 감독을 기용했을 때 장래가 밝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 월드컵 무대서 3경기 다 선발 출장한 경험을 한국축구에 공헌할 수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선수들과 화합을 잘 이뤄내는 지능과 덕 모든 것을 다 갖춘 감독이라 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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