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LG가 확 달라졌다. 아직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순위표 제일 밑에 있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5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어느덧 8위 한화에 한 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지난 23일 경기에서는 SK를 10-6으로 완파하고 시즌 첫 3연승에도 성공했다. 23일 지독한 불운으로 올 시즌 승리가 없던 류제국은 6실점에도 불구, 타자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8전9기'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LG에 상승 기류를 들여다보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김용의(29)가 눈에 띈다.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지만 그는 최근 타격감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주전 2루수 손주인에 도전장을 던졌다.
김용의는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한 달만에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9번타자 2루수로 나선 그는 2루타 하나를 포함해 5타수 5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5안타 중 4안타가 밀어친 안타였다.
양 감독은 2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김용의는 밀어치는 타구의 질이 좋은 선수인데 그렇지 못했다“며 "그것을 고치도록 그동안 선발로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코치들이 김용의를 출전시켜도 좋을 것 같다 하더라. 밀어치는 장점이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LG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 데는 김용의의 활약이 컸다. 그는 1루수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109경기 타율 0.276, 5홈런 34타점 42득점 21도루를 기록하며 스타로 거듭났다. 열성적인 LG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박병호(넥센)를 제치고 생애 처음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슬롯이 생기며 직격탄을 맞았다. 3루수 조쉬 벨이 들어오자 정성훈이 1루로 돌며 올 시즌에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용의는 묵묵히 훈련에 땀흘렸다. 그리고 주전들이 지쳐갈 무렵 얻게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유격수를 제외하고 모든 내야 포지션에서 활약했던 그는 “어느 포지션에 나서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팀을 위해 희생할 뜻을 밝혔다. 이어 “나는 그저 감독님, 주루코치님, 수비코치님이 주문하시는대로 적극적으로 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의는 “감독님, 타격 코치님이 준비를 잘 해 놓으라는 주문을 하신다”면서 “그것만 생각하고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선발 오더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용의의 출전 기회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양 감독은 “손주인도 피곤함을 느낀다. 체력 안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백업 선수들도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처지게 된다. 이를 위해 유격수와 2루수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김용의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것을 암시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김용의는 23일 경기에도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안타 1도루 1득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한 점차 리드로 불안했던 8회초 귀중한 안타로 출루하며 추가점을 내는데 디딤돌을 놨다. 현재 0.321의 고타율을 기록중이다.
프로야구는 6개월에 걸쳐 128경기씩의 페넌트레이스를 치른다. 장기전에서는 끊임없이 변수가 나온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자가 발생한다. 결국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팀이 경주에서 최종 승리자가 된다.
이미 날씨는 더워졌다. 이럴수록 언제나 준비돼있는 선수, 주전을 긴장하게 만드는 선수가 많은 팀이 절대 유리하다. LG가 반등을 꿈꾸는 이유. 그 속에는 ‘멀티 플레이어’, ‘주전같은 백업’ 김용의의 알토란 활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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