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여름만 되면 상승세를 타는 '사자 군단'이 이른 더위 덕인지 벌써부터 힘을 내고 있다. 11연승으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홈경기에서 장단 23안타를 터뜨리며 18-2 대승을 거두고 11연승을 내달렸다. 20일부터 치러진 12경기에서 11승1무의 파죽지세다.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순위도 수직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15일까지 3위였던 삼성은 16일 선두로 올라선 이후 열흘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것도 2위 두산에 무려 4경기 앞선 압도적인 선두다.
이달 초인 3일만 하더라도 6위에 그쳤던 삼성이 이처럼 급작스럽게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 타고투저? 삼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
삼성이 이처럼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올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에서 빗겨간 것이 첫번째 요인이다. 방망이는 방망이대로 뜨거우면서 마운드가 급격하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12경기 11승1무를 거두면서 선발투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보여준 것이 9차례나 된다. 삼성이 올시즌 치른 42경기에서 20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보여준 것과 비교한다면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제몫을 해주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면서 최근 12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2.82밖에 되지 않는다.
중간계투에 이어 마무리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중량감도 다른 팀을 압도한다. 12경기에서 중간계투와 마무리가 34.1이닝을 책임지며 12자책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이 3.15다. 올시즌 9개팀의 평균자책점인 4.99와 비교해도 2점 가까이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실제로 삼성이 지난 2주동안 보여준 평균자책점도 다른 8개팀보다 훨씬 낮다. 13일부터 18일까지 5승1무를 거두면서 3.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일부터 25일까지 6승을 거두면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83밖에 되지 않는다.
산술적으로 3점 이상만 뽑으면 이기는 계산인데 다른 8개팀들의 평균 자책점은 모두 4점대 후반이다. 삼성의 연승은 당연한 결과다.
이와 함께 투수들의 기록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좌완 장원삼은 벌써 6승을 챙겨 쉐인 유먼(롯데)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릭 밴덴헐크 역시 5승을 거두며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이상 두산), 장원준(롯데), 김광현, 박정배(이상 SK), 태드 웨버(NC) 등과 함께 다승 공동 3위다.
특히 25일 넥센전에서 9이닝 2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둔 밴덴헐크는 아직 규정 이닝에 들어가지 못해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이 2.77로 현재 이 부문 1위인 양현종(KIA)과 같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홀드 부문에서도 안지만(8홀드)과 차우찬(7홀드)이 각각 공동 2위와 공동 4위에 올라있고 임창용은 14경기만에 10세이브(2승)를 거두며 구원 부문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임창용의 평균자책점 1.20은 1세이브 이상이라도 거둔 선수 가운데 가장 좋다.
급격하게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올시즌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도 4.03까지 낮아져 9개 팀 가운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진필중 XTM 해설위원은 "부상을 당했던 밴덴헐크가 복귀하면서 삼성 선발진에 안정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여기에 큰 점수차로 이길 때는 차우찬과 박근홍이 롱맨 역할을 해주고 박빙일 때는 필승 계투조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또 마무리 임창용과 함께 셋업맨인 안지만도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살인타선' 구축,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삼성의 공격력은 무섭다. 그 어떤 타자도 피해가기가 껄끄럽다.
42경기를 치른 삼성에서 20타점 이상을 올려준 선수는 모두 7명.
최형우와 채태인이 31타점씩을 올리고 있고 이승엽도 30타점을 기록 중이다. 김상수(28타점), 야마이코 나바로(26타점), 박석민(22타점), 박한이(22타점)도 버티고 있어 상대팀으로서는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이처럼 타점이 고르게 분포하다보니 해결사도 그때그때 다르다. 13일부터 18일까지는 김상수가 득점권 타율 6타수 5안타로 맹활약하더니 20일부터 25일까지 경기에서는 최형우(5타수 3안타), 박석민(5타수 3안타), 나바로(9타수 4안타)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3할이 넘는 선수도 4명이다. 박석민이 0.350으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고 최형우(0.344), 이승엽(0.313), 나바로(0.311) 등도 고공행진 중이다. 김상수(0.288)와 채태인(0.278)은 3할대는 아니지만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타선이 터져주는 덕분에 삼성의 현재 팀 타율은 0.287로 두산(0.308)에 이어 두번째로 강하다. 또 득점권 타율 역시 0.292로 두산(0.313)과 SK(0.301)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장타율 역시 0.457로 두산(0.467), 넥센(0.462)에 이어 세번째로 높고 도루도 52개로 SK(57개), NC(54개)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병살을 잘 당하지 않는 것도 삼성의 강점이다. 여태껏 친 병살타가 25개에 그쳐 9개팀 가운데 가장 적다. 그만큼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진루를 잘 시켜준다는 의미다.
진필중 해설위원은 "이승엽이 6번 타자 자리에서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의 연결고리를 해주고 있다. 이승엽의 존재로 어떤 타자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타선이 됐다"며 "또 9번 타자에 있는 김상수의 맹활약으로 1번 타자인 나바로를 거쳐 중심타선으로 기회가 이어지고 있어 상대 투수로서는 쉬어갈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진 위원은 "현재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분담이 잘 되고 있는 것도 현재 삼성의 강점"이라며 "중심타선이 다소 부진하면 하위에서 터져주고 하위에서 못하면 중심타선이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승을 달리고 있으니 개개인의 기록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연승을 거두면서 한화, KIA, 롯데 등 하위권 또는 중위권 팀이 주를 이뤘다는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지금 11연승이 삼성이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즌 중반에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그 기회를 확실하게 잡은 것만큼은 분명하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