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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되찾은 '아시아 4강' 여자축구 희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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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되찾은 '아시아 4강' 여자축구 희망과 과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26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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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지소연 호흡 시너지 효과…여민지는 아직 제기량 회복 못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여자축구가 11년만에 '아시아 4강' 자리를 되찾아왔다. 2003년 일본과 3~4위전에서 1-0으로 이기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3위를 차지한 뒤 11년만에 4강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최고 기록인 3위는 넘어서지 못했다. 베트남에서 25일 열린 2014 AFC 여자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중국에 아쉽게 1-2로 져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내심 우승까지 노렸지만 호주와 준결승전에서 아깝게 1-2로 진데 이어 3~4위전까지 놓쳤다. 한국은 여자 아시안컵에 모두 11차례 출전해 3위 한차례와 4위 세차례에 올랐다.

내년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기 때문에 물론 성과는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 박은선(왼쪽)과 지소연은 2014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한국여자축구대표팀 공격의 파괴력을 배가시켰다. 그 결과 지소연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2골을 넣었고 박은선은 대회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여자축구는 그동안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2010년 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3위와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현재 대표팀의 주축이 바로 4년 전 FIFA 연령별 대회에서 한국여자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주역들이다.

이 가운데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과 여민지(21·대전 스포츠토토)의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지소연과 여민지가 과연 박은선(27·서울시청)과 얼마나 공격에서 조화를 이룰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일단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지소연과 박은선이 호흡을 맞춘 조별리그에서는 공격의 파괴력이 배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결과 박은선은 태국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모두 6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지소연 역시 조별리그 3경기에만 출전했지만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문제는 지소연이 없었을 때였다. 지소연의 빈자리는 여민지가 메웠으나 그 공백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다. 박은선의 골 가운데 지소연의 도움을 받은 것은 있었지만 여민지의 어시스트는 없었다.

그 차이는 여민지가 지소연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소연은 FIFA U-20 여자 월드컵 이후 고베 아이낙(일본)을 거쳐 첼시 레이디스까지 진출하며 한국여자축구의 '에이스'가 됐지만 여민지는 부상 중에도 제대로 쉬거나 치료하지 못하면서 혹사당하는 바람에 성장이 더뎠다. 현재 소속팀인 스포츠토토에서도 여민지의 기량 회복을 위해 출전시간을 조절시켜줄 정도다.

지소연이 뛴 조별리그에서는 여민지가 조커로 활약할 수 있었지만 지소연이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간 이후에는 선발로 나설 수 밖에 없었고 완전하지 못한 몸상태에서 박은선의 공격력을 배가시켜주는 움직임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다.

▲ 박은선이 25일 중국과 2014 AFC 여자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박은선은 조별리그에서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발휘했지만 지소연이 없는 토너먼트에서는 조별리그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은선, 지소연의 공격 루트 외에는 경쟁력 있는 패턴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가을(26·인천현대제철) 등이 3골씩을 넣어주긴 했지만 미얀마를 상대로 넣은 것 밖에 없었다. 유영아(26·인천현대제철)가 중국과 3~4위전에서 동점골을 넣긴 했지만 대부분의 골은 박은선, 지소연의 공격력에 의존해야만 했다. 이들 위주의 공격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한 세트 플레이나 세밀한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여자축구는 FIFA 여자 월드컵이라는 또 다른 도전과제에 직면했다. 역시 박은선과 지소연, 여민지에게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여자 아시안컵은 한국여자축구가 내년 여자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계기가 됐지만 기량 회복과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라는 과제를 풀어내야만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소중한 무대였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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