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요한 시험무대에 선다. 미얀마와 라오스, 레바논까지 연파하고 3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자칫 쿠웨이트에 덜미를 잡히기라도 한다면 비단길이 될 수 있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가시밭길로 돌변할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11시55분(한국시간) 쿠웨이트 알 쿠웨이트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쿠웨이트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원정경기로 4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과 쿠웨이트 모두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골득실에서만 13-12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승점 6점짜리 경기"라며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한국이 쿠웨이트를 꺾는다면 승점차를 3으로 벌리며 안정적으로 2차 예선을 치를 수 있는 반면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만 조 1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의 상황이 그다지 낙관적이지는 않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삼총사 가운데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제외한 2명이 빠졌다.
더욱 고민이 되는 것은 지동원, 구자철, 홍정호 등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지구호 삼총사'와 김진수(호펜하임)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과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있다는 점이다.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아직까지 주전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지 못하고 있다. 구자철은 이적 후 단숨에 선발요원으로 자리잡았지만 홍정호는 불안한 수비력에 최근 들어 선발과 교체를 오가기 시작했다. 김진수도 심각해 최근 벤치를 지키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네 선수 모두 소속팀이 부진의 늪에 빠져있어 경기력과 자신감이 동시에 떨어져있다는 것이 문제다. 부동의 왼쪽 풀백인 김진수는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대체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중앙 수비수 홍정호나 공격에 나서야 하는 지동원, 구자철까지 경기력 문제가 드러난다면 전력 공백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중동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달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곽태휘(알 힐랄) 외에 남태희(레퀴야)와 한국영(카타르SC)이 재합류했다.
홍정호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곽태휘가 제격이다. 이미 레바논 원정에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선발로 나서 무실점으로 잘 막았기 때문에 오히려 홍정호보다 선발 경쟁에서 앞서 있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경기인만큼 시차적응에서도 문제가 없다. 계속 알 힐랄에서 훈련하고 있던 곽태휘는 한국에 오지 않고 곧바로 쿠웨이트 현지에서 합류했다.
또 남태희는 공격 2선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손흥민이 빠진 왼쪽 측면 공격으로 기용될 수 있지만 공격형 미드필드로도 뛸 수 있는 선수다.
'중동 메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중동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남태희는 지난 2일 연봉 250만 유로(32억 원)에 4년 재계약을 맺는 파격적인 대우로 팀에 잔류했다.
여기에 한국영은 기성용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기용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 한국영이 기성용과 호흡을 맞춘다면 박주호가 김진수 대신 왼쪽 풀백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장현수(광저우 푸리)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자원이긴 하지만 오른쪽 풀백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기 때문에 쿠웨이트와 경기에서도 측면 수비로 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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