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 맞대결이 '승점 6'의 경기라고 했다. 그러나 승점 6은 단순 수치일 뿐이다. 한 쪽이 타격을 입을 경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가시밭길로 변할 수도 있다. '가까스로' 본선에 올랐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8일 쿠웨이트 시티 알 쿠웨이트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쿠웨이트와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원정 경기를 치른다.
4경기를 치른 라오스를 제외하고 한국과 쿠웨이트, 레바논, 미얀마가 모두 3경기씩 예선전을 가진 가운데 한국과 쿠웨이트가 3연승으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것만으로 최종예선을 나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조 2위를 차지한 팀 가운데 네 팀만 최종예선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조 1위에 올라야만 최종예선 진출을 안심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쿠웨이트의 맞대결은 '승점 6'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다. 자칫 지기라도 한다면 최종예선에 나갈 수 있는 조 2위끼리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를 맞이할 수 있고 좋았던 흐름이 끊겨 부진의 늪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부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와 마지막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패배를 기록하지 않고 있다. 또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도 3경기를 치르면서 13골을 넣고 단 1실점도 하지 않으면서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질 경우 조 2위로 떨어져 선두를 탈환할 기회가 제한적이게 된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전력상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한국과 쿠웨이트가 모두 승리한다고 봤을 때 레바논전과 한국과 쿠웨이트의 맞대결 정도만 승점차를 줄이거나 역전할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연승의 분위기가 끊겨 하락세를 타게 된다면 이만저만 타격이 아니다. 실제로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도 한 번 흐름이 끊긴 뒤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카타르 원정과 레바논 홈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지만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2-2로 비기는 바람에 흐름이 끊겼다. 기성용이 자책골을 넣고 이동국이 앞서가는 역전골을 넣었음에도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후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0-1로 지고 카타르와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2-1로 이기는 등 가시밭길을 지나야만 했다. 레바논 원정에서도 김치우의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동점골로 간신히 승점 1을 챙기기도 했다.
결국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 골득실에서 6-5로 간신히 앞서 조 2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만일 카타르와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결승골로 승점 3을 챙기지 못했거나 김치우의 동점골로 레바논전에서 승점 1을 기록하지 못했다면 조 3위로 내려가 본선행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었다.
이런 선례만 보더라도 3연승 상승세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된다.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삐걱거리기라도 한다면 승점 6의 경기가 아니라 앞으로 경기에서도 승점을 놓치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손흥민과 이청용 등 주력 선수들이 공격 2선에서 빠진 상황에서 남은 대표팀 선수들의 정신력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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