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잉글랜드-아르헨티나의 16강전에서 18세 소년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프라인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공을 몰고간 뒤 깔끔한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가 됐고 '원더 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바로 마이클 오언이었다.
오언 말고도 언제나 월드컵에서는 새로운 유망주들이 탄생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는 펠레가 등장했고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는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워가 최고 유망주가 됐다.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21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베스트 영 플레이어' 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독일 월드컵과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루카스 포돌스키와 토마스 뮐러 등 독일 선수들이 가져갔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분명 유망주가 각축을 벌일 것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한 명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상을 받게 될 것이다. 수상 대상은 아니지만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대거 출전, 그 어느 때보다도 유망주들의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루카쿠-코코린-손흥민 등 출중한 공격수, ‘이제는 내 시대’
H조에는 유망한 공격수들이 많다.
먼저 한국의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있다. 손흥민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수상 대상은 아니지만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호골을 넣으며 2년 연속 정규리그 두자리수 득점을 달성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홍명보호에서도 최다골(4골)을 넣으며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팀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맞대결하는 러시아에는 알렉산드르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이 있다.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휘젓는 코코린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가장 아끼는 선수다. 그는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8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러시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한국의 마지막 조별리그 상대 벨기에의 로멜로 루카쿠(21·에버턴)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190cm, 94kg의 월등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EPL에서 31경기 15골을 작렬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평가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루카쿠는 '베스트 영 플레이어' 수상 후보에 들만한 자격이 있다.
콜롬비아의 제임스 로드리게스(22·AS모나코)도 주목할 만하다. 로드리게스는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주전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게 앙 30경기에서 9골, 12도움을 올리며 일약 콜롬비아의 희망이 됐다. 로드리게스는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일본을 상대로 골 사냥에 나선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라힘 스털링(20·리버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월드컵 유망주들 가운데서도 매우 어린 축에 속하는 스털링은 지난 시즌 루이스 수아레스, 다니엘 스터리지와 함께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무서운 성장세를 바탕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스티븐 제라드, 다니엘 스터리지 등 팀 선배들과 함께 이제 조국을 위해 뛴다.
◆ 유망주 즐비한 허리진, 스타가 많다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의 미랄렘 퍄니치(24·AS로마)는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2의 토티’라고 불릴 정도로 센스가 넘치는 그는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39경기를 뛰며 6득점, 6도움으로 활약했다. 월드컵 신고식을 치르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퍄니치와 에딘 제코(맨체스터 시티)를 앞세워 파란을 꿈꾼다.
프랑스의 폴 포그바(21·유벤투스)는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미드필더다. 왕성한 활동량과 안정적인 볼 키핑으로 지난 시즌 유벤투스가 여유있게 세리에A 우승을 확정짓는데 수훈을 세웠다. 186cm의 장신 체격을 앞세워 넘치는 에너지를 발휘하는 포그바는 프랑스의 전성기를 이끌 태세다.
‘발칸 메시’로 불리는 알렌 할릴로비치(18·바르셀로나)도 있다. 그는 16세부터 크로아티아 국가대표에 발탁됐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나다.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며 디나모 자그레브의 우승을 이끌고 꿈의 클럽인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후계자로 그를 점찍었다. 할릴로비치는 그 자격을 증명해야만 한다.
벨기에 대표인 에당 아자르(23)와 브라질 대표인 오스카(23)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선수들이다.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뛰어난 활약으로 첼시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려 한다.
독일의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 잉글랜드의 알렉스-옥슬레이드 챔벌레인(21·아스널), 벨기에의 아드낭 야누자이(1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 바란-오리에, ‘내가 철벽 수비수’
프랑스의 센터백 라파엘 바란(21·레알 마드리드)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세계 최고 수비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레알 마드리드의 붙박이 주전 수비수인 바란은 바란은 상대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눈과 순발력을 갖췄고 대인마크에도 강하다. 세트 피스에서는 191cm의 장신을 활용, 헤딩을 따내며 상대팀을 위협한다.
네덜란드의 젊은 선수들도 눈에 띈다. 달레이 블린트(24·아약스)와 브루노 마르팅스 인디(22·페예노르트)는 루이스 판 할 감독 부임 후 이뤄진 세대 교체의 핵심 선수들이다.
블린트는 왼쪽 풀백, 마르팅스 인디는 센터백으로 네덜란드의 뒷문을 지킨다. 현재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두 선수는 이번 월드컵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코트디부아르의 서지 오리에(22·툴루즈)도 주목할 만하다. 오리에는 측면과 중앙 수비를 모두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대표팀에서는 왼쪽 풀백으로 주로 나선다. 아스널의 영입 대상으로 꾸준히 물망에 오르는 선수다.
▶ ‘넘버원 골키퍼는 내 것’, 쿠르투아
골키퍼 중에서는 단연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돋보인다. 그는 2011년 첼시 입단 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돼 세 시즌째 아틀레티코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주역이기도 하다.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전에서 쿠르투아의 철벽 방어를 뚫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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