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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를 함성으로 바꿔놓은 월드클래스 '역시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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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를 함성으로 바꿔놓은 월드클래스 '역시 메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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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수비에 꽁꽁 묶이다 느슨한 틈 노려 '원샷원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세계 최고의 선수이면서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만 되면 작아지는 사나이가 있다. 바로 리오넬 메시(27·FC 바르셀로나)다.

메시는 2006년 독일에서 열렸던 FIFA 월드컵에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었지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해 FIFA 올해의 선수의 체면과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도 8강에서 주저 앉으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그런 메시가 다시 이름값을 했다. 메시는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냥에서 벌어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브라질 월드컵 F조 첫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후반 20분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이날 결승골을 넣은 활약을 인정받아 경기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됐지만 사실 가장 많은 야유를 받기도 했다.

메시는 전반 3분만에 왼쪽 터치라인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가 상대의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환호를 올렸지만 경기 내내 상대 수비에 꽁꽁 묶여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선수들은 메시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 거친 몸싸움과 압박을 펼치며 메시의 드리블 돌파를 막았다. 메시가 막히면서 아르헨티나의 경기력도 덩달아 떨어져 전반 내내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인 수만의 아르헨티나 팬들은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다. 메시의 한 방을 기대했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급기야 아르헨티나 관중석에서는 전반에 단 한차례의 슛도 기록하지 못한 메시에 대한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메시의 프리킥이 골문을 크게 벗어나자 야유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야유를 함성으로 바꿔놓는데 불과 2분이 걸렸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비가 잠시 헐거워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수비수를 달고 드리블을 하던 메시는 상대 수비 2명을 제끼고 왼발 슛을 날렸고 공은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 독일 월드컵 이후 623분만에 터뜨린 자신의 월드컵 출전 두번째 골이었다.

이날 메시가 기록한 슛은 모두 3개. 이 가운데 하나가 유효슛이었고 이것이 바로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이 됐다.

또 메시는 전반보다 후반에 더 좋아진 활약을 보여 앞으로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메시는 상대 수비에 묶였던 전반 내내 4km(3996m)밖에 뛰지 못했지만 후반에는 4.6km를 뛰며 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또 전력질주 횟수도 전반(12회)보다 후반(22회)에 더 많았고 순간 최고 속도도 후반(시속 28.87km)이 전반(24.30km)보다 더 빨랐다.

메시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첫 경기여서 약간 걱정되고 긴장되긴 했지만 오직 이기기 위해 뛰었다. 후반에는 전반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 승점 3을 따낼 수 있었다"며 "내가 넣은 골은 내게도 중요하지만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것이어서 더더욱 중요했다"고 말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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