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9경기 225점, 2라운드 리그 1위(141점).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아포짓 스파이커 막심 지칼로프(35·러시아)의 올 시즌 득점 기록이다.
트라이아웃에서 외면받았던 일시교체 외국인 선수가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상급 공격수로 도약했다. 기존 외국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3·쿠바)의 입지를 위협할 만한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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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은 지난달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시즌에 이은 두 번째 V리그행, 소속팀도 동일하다.
막심은 앞서 지난 시즌인 3월 챔피언결정전을 1주일 앞두고 무라드 칸(파키스칸)의 대체자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는데도 3경기 52점, 대한항공의 4연패(連覇)에 기여해 눈길을 끌었다.
무난한 활약이었으나 재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한항공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막심 대신 나이가 다소 적고 V리그 경험이 풍부한 요스바니를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다른 6개 구단도 막심을 고르지 않아 한국 무대 연착륙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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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포함 V리그 4개 팀에서 활약했던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소속으로 득점 1위(1068점)에 오른 특급 공격수. 3년 만에 돌아온 대한항공에서도 건재한 기량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됐다. KOVO(코보)컵 5경기에서 107점을 기록해 한층 기대치를 높였다.
다만 V리그 개막 후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초반 2경기에서 48점을 기록한 요스바니는 세 번째 경기부터 자취를 감췄다. 우측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아 6~8주 결장 통보를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요스바니를 비롯해 이준, 김규민 등 부상자가 대거 발생한 대한항공은 1라운드 6경기서 3승 3패에 그쳐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자 지난 시즌 호흡을 맞췄던 막심을 즉시 전력감으로 재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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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는 기대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막심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대한항공의 스타일에 적응을 마쳤다. 9경기 평균 25점-공격성공률 50.81%, 최소 15점-공격성공률 45% 이상을 마크할 정도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특히 15일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홈경기에서는 V리그 개인 최다 득점(34점) 기록을 세워 대한항공이 시즌 10승(5패) 고지를 밟는 데 기여했다. 경기 후 막심은 "지난 시즌 좋은 기억만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자 왔다"며 "얼마나 이곳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KOVO 규정상 기존 외국인의 부상이 4주 이상일 때 대체자 영입이 가능하며, 진단서 발행일로부터 2개월 안에 대체 또는 기존(재활) 자원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가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면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이 종합적인 경기력 분석 결과를 토대로 둘 중 한 명을 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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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대한항공은 1위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오는 25일 원정경기를 치른다. 내년 1월 초 V리그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중요한 경기 중 하나여서 그 경기까지 지켜본 후 막심과 요스바니 중 한 명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3일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요스바니의 부상은) 운동선수에겐 치명적인데 트레이너 팀이 잘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막심은) 지난 시즌보다 우리 팀을 많이 알아 편안함을 많이 느낀다. 코트 안에서 즐기려고 하는 게 (좋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평했다.
현재 코트에서 뛰는 막심을 좀 더 치켜세우는 발언이었다. 만약 막심과 동행을 결정하면 지난 시즌 득점왕 요스바니가 시장에 풀리게 돼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항공의 결정을 확인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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