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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변화를 거부한 '티키타카'의 몰락 5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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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변화를 거부한 '티키타카'의 몰락 5대 원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9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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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실패로 경기 지배력 실종…'스페인 맞춤 전략' 준비한 상대 노림수에 무너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통하는 진리다. 변하지 않고 옛 것을 고수하다가 몰락한 사례는 전세계 역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의 요구를 무시했다가 로마제국이 멸망했고 프랑스에서는 대혁명이 일어났다. 우리나라는 일본제국의 식민지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동의 1위 스페인이 무너졌다. 티키타카가 최고의 진리인양 변화하지 않다가 네덜란드에 이어 칠레에게도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도 못했다. 호주전이 끝나자마자 공항에서 성난 스페인 팬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스페인의 몰락은 이미 그 징조가 있었다. 오직 스페인만 그 징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밀고 가다가 무너졌다.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볼 점유율을 높여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에 걸쳐 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던 티키타카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해결사 없는 티키타카, 중대한 시스템 오류

제 아무리 최고의 시스템이라도 조그만 실수 하나에 오류가 발생한다. 그런데 반드시 골을 넣어야만 이길 수 있는 축구 경기에서 해결사가 없다는 것은 중대한 시스템 오류를 불러왔다.

FC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가 성공했던 것도,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라데시마(10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해결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에는 리오넬 메시, 레알 마드리드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존재했다.

스페인이 2008년에 이어 2012년까지 유럽축구선수권에서 2연패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해결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로 2008 당시 스페인에는 다비드 비야라는 골잡이가 있었다. 당시 비야는 4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스페인의 유로 대회 두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유로 2012에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위로 올려 재미를 봤다. 골잡이가 없었던 스페인의 고육지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제로톱을 쓰면서 파브레가스를 '가짜 9번'으로 내세우면서 페르난도 토레스 등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스페인은 그동안 제대로 된 골잡이가 없어 적지 않게 고생하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토레스는 부진했고 골잡이는 비야 밖에 없었다.

당시 스페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고작 4골만 넣었고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토너먼트 4경기를 모두 1-0으로만 이겼다. 7경기에서 고작 8골 밖에 넣지 못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골이 비야의 것이었다.

토레스가 지난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5골을 넣으며 부활하는가 했지만 여전히 소속팀 첼시에서는 벤치를 달구는 경우만 많았고 결국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토레스를 주전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디에고 코스타만 줄기차게 고집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2010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코스타는 브라질 대표팀의 친선전에 소집된바 있지만 국제공식대회에는 출전한 적이 없어 스페인 귀화와 함께 스페인 대표팀에 포함됐다. 지난 2월 이탈리아와 친선전을 통해 코스타를 전격 발탁한 델 보스케 감독의 역작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코스타의 발탁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토레스는 교체로만 뛰었고 비야와 후안 마타 등은 아직 기용조차 못했다. 그리고 2경기를 통해 넣은 골은 페널티킥으로만 고작 한 골이었다. 필드골이 없다.

이미 상대는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왔다

이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 티키타카가 세계 축구의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이 티키타카로 세계 축구를 주름잡고 있을 때에도 상대팀들은 이를 깨기 위한 여러가지 전략 세우기에 골몰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인터밀란 사령탑 재직 시절 바르셀로나를 꺾기 위해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축구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비판이 나왔고 이 때문에 '안티 풋볼'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티키타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공략법은 이 때부터 시작됐던 셈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와 칠레가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네덜란드의 경우 스리백에 윙백을 두는 시스템으로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혼용했고 칠레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의 체자레 프란델리 감독도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 당시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해 1-1로 비기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직까지 스리백 시스템이 티키타카를 무력화시키는 전술이냐는데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수비를 탄탄히 하는 것이 티키타카를 공략할 수 있다는 해법은 입증된 셈이다.

이미 상대는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왔는데 오직 스페인만 티키타카를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했다. 해킹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정작 방어벽은 예전 그대로인 컴퓨터였던 셈이다.

고인 물은 썩는 법, 지지부진한 세대교체

4년전 남아공 월드컵과 브라질 월드컵의 최종 엔트리를 보면 놀랍도록 닮아있다. 물론 나이많은 몇몇 선수들이 빠지고 그 자리를 차지한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선수는 월드컵 때 달았던 등번호를 그대로 달고 나왔을 정도였다.

남아공 월드컵과 비교해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등번호를 달고 나온 선수는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포함해 23명 가운데 14명이다. 만약 빅터 발데스가 부상을 당하지 않아 다비드 데헤아 대신 출전했더라면 15명이 될 뻔 했다.

물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다는 것은 조직력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4년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선수들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스페인이 어떤 전략과 전술로 나올 것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뜻도 된다.

결국 어느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가 상대팀에 의해 모두 파악됐고 여기에 티키타카를 넘어설 수 있는 전술까지 만들어졌다면 스페인의 몰락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대체할만한 선수도 없었다. 사비 에르난데스 등 몇몇 선수의 노쇠화가 일찌감치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세대교체가 되지 않아 대신 나설 선수가 없었다. 그 결과 티키타카의 물줄기를 끊어버리려는 상대의 압박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대교체가 되지 않은 스페인은 강력한 압박과 빠른 스피드를 당해내지 못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유증

스페인 대표팀의 주류는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다. 여기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도 있다. 이 세 팀 소속이 아닌 선수는 9명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세 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는 휴식 없이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벌어졌던 것이 지난달 25일의 일이었다. 다른 팀들은 모두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하고 있을 때 이들은 여전히 클럽에서 뛰고 있었다.

그 결과 스페인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치러진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을 소집하지 못한채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다시 모여 호흡도 맞춰보지 못헀고 휴식 시간 없이 월드컵을 치러야만 했다.

이 때문에 스페인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네덜란드와 경기에서도 후반 체력이 떨어지면서 1-5로 완패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던 카시야스 역시 네덜란드전에 이어 칠레전에서도 실수를 저지르며 스스로 먹칠을 했다. 준비가 부족했던 스페인에게 월드컵 2연패의 영광은 애시당초 무리였다.

너무나 많은 우승, 배고프지 않다

스페인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 이후 너무나 많은 영광을 차지해왔다. 또 소속팀에서도 UEFA 챔피언스리그나 FIFA 클럽 월드컵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너무나 많은 우승이 오히려 스페인 선수들에게 독이 됐다.

보통 승리는 절실해야 이뤄지는 법이다. 옛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며 우승과 승리에 대한 열망과 갈망이 있어야만 정신력도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스페인은 지난 6, 7년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가져왔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배가 불렀다. 지난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진 것 역시 정신력에서 밀렸다는 평가가 많다.

브라질은 64년전인 지난 1950년 자국에서 열렸던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에게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픔을 이겨내겠다며 오래전부터 칼을 갈고 닦았다. 특히 브라질은 옛 영광을 뒤로 한채 FIFA 랭킹이 급락하며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이었다.

이에 비해 스페인은 FIFA 랭킹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오며 정신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흐트러졌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정작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옛 징크스를 상기하며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던 이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 2010 월드컵-유로2012-2013 컨페드컵-2014 월드컵 스페인대표팀 현황

 

2010 월드컵
(우승)

유로 2012
(우승)

2013 컨페드컵
(준우승)

2014 월드컵
(16강 좌절)

1

이케르 카시야스

이케르 카시야스

이케르 카시야스

이케르 카시야스

2

라울 알비올

라울 알비올

라울 알비올

라울 알비올

3

제라르 피케

제라르 피케

제라르 피케

제라르 피케

4

카를로스 마체나

하비 마르티네스

하비 마르티네스

하비 마르티네스

5

카를스 푸욜

후안프란

세사르아스필리쿠에타

후안프란

6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7

다비드 비야

페드로

다비드 비야

다비드 비야

8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에르난데스

9

페르난도 토레스

페르난도 토레스

페르난도 토레스

페르난도 토레스

10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11

호안 캅데비야

알바로 네그레도

페드로 로드리게스

페드로 로드리게스

12

빅터 발데스

빅터 발데스

벡터 발데스

다비드 데헤아

13

후안 마타

후안 마타

후안 마타

후안 마타

14

사비 알론소

사비 알론소

로베르토 솔다도

사비 알론소

15

세르히오 라모스

세르히오 라모스

세르히오 라모스

세르히오 라모스

16

세르히오 부스케츠

세르히오 부스케츠

세르히오 부스케츠

세르히오 부스케츠

17

알바로 아르벨로아

알바로 아르벨로아

알바로 아르벨로아

코케

18

페드로

조르디 알바

조르디 알바

조르디 알바

19

페르난도 요렌테

페르난도 요렌테

나초 몽레알

디에고 코스타

20

하비 마르티네스

산티 카소를라

산티 카소를라

산티 카소를라

21

다비드 실바

다비드 실바

다비드 실바

다비드 실바

22

헤수스 나바스

헤수스 나바스

헤수스 나바스

세사르아스필리쿠에타

23

페페 레이나

페페 레이나

페페 레이나

페페 레이나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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