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니다. 엔네르 발렌시아(25·파추카)다.
에콰도르의 ‘뉴 에이스’ 엔네르 발렌시아가 토마스 뮐러(독일), 아리언 로번, 로빈 판 페르시(이상 네덜란드), 카림 벤제마(프랑스) 등 쟁쟁한 공격수들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3골)로 뛰어올랐다.
에콰도르는 브라질 쿠리치바 바이샤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E조리그 2차전에서 홀로 2골을 터뜨린 엔네르 발렌시아의 활약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2-1로 꺾었다.
지난 16일 스위스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카운터펀치를 맞으며 1-2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에콰도르는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6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에콰도르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스위스가 프랑스에 2-5로 대패하는 바람에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뛰어올랐다.
엔네르 발렌시아를 위한 경기였다. 그는 전반 34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온두라스 수비수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골대 왼쪽에서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세한 흐름 속에서 온두라스에 선취골을 내주며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3분 만에 돌려놓는 영양가 만점의 골이었다.
후반 20분에는 결승골까지 작렬했다. 하이메 아요비의 프리킥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온두라스의 골망을 또 한 번 갈랐다. 머리로 절묘하게 돌려 넣는 센스가 돋보이는 결승골이었다. 그는 이 골로 대회 3호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득점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FIFA는 역전극을 이끈 엔네르 발렌시아를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그는 90분 풀타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28번의 패스를 기록했고 네 차례의 슛 중 두 골을 기록하며 순도 높은 골결정력을 과시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4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그는 1차전 스위스전과 2차전 온두라스전에서도 골맛을 보며 A매치 6경기 연속골의 파죽지세를 이어가게 됐다. 그의 물오른 골감각에 에콰도르는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엔네르 발렌시아는 현재 멕시코 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에콰도르 하면 1순위로 떠올랐던 캡틴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제치고 에콰도르 최고 스타로 거듭나게 됐다.
이 정도로 활약하는 엔네르 발렌시아에게 멕시코는 너무 좁은 무대가 아닐까. 월드컵 이후 그의 행보가 흥미로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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