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강두원 기자] 유럽파를 점검하고 귀국한 홍명보(45)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박지성(33·에인트호벤)의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홍 감독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결론부터 말해 박지성은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지성과 오랜 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무릎의 상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대표팀의 복귀하지 않겠다는 박지성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하면서 박지성 복귀론을 일단락지었다.
홍 감독은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이어진 해외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3일 대표팀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유럽파 점검에 나서 박지성을 비롯해 구자철(25)·박주호(27 이상 마인츠)·홍정호(25)·지동원(23 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을 살펴보고 돌아왔다.
그가 유럽으로 떠나기 전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현재 대표팀의 필요한 자원으로 베테랑을 꼽으면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박지성의 복귀론이 전면으로 부상했고 그 역시 박지성을 만나 의사를 타진해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팀에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존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확실한 구심점이 있었다면 지난 멕시코와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래서 2011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했던 박지성이 다시 대표팀에 복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박지성 역시 그 동안 한국축구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인해 현재 대표팀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줄 확실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이 밝힌대로 박지성은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제 대표팀에서 자신의 자리는 없으며 후배들이 자신의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홍 감독은 박지성이 아닌 다른 베테랑 자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월드컵은 일반적인 경기와 다르기 때문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박지성이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했기에 안정감에 대한 것은 기존 선수들을 믿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대표팀의 구심점을 잡아줄 인물로는 현 대표팀 주장인 이청용(26·볼튼)이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파와 해외파를 아울러 이청용만큼 경험을 가진 선수가 없다. 이근호(29·상주 상무)와 하대성(29·베이징 궈안) 등이 또 다른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청용이 합류한다면 홍명보 감독은 그에게 구심점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현재 대표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월드컵 경험이 있고 유럽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청용이 영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한편 홍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서는 몸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는 종전의 원칙론만을 재강조했다.
박지성의 복귀론을 매듭지은 홍명보 감독은 다음달 6일 그리스와의 원정평가전 명단을 19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이외에 유럽에서 뛰고 있는 태극전사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왔기에 과연 누구를 선발할 것인지, 지난달 미주전지훈련에 참가했던 국내파 선수 중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 아스널을 떠나 새로운 팀 왓포드에 정착한 박주영(29)의 발탁이 이루어질 지 등 핫이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이제 4개월.
본격적으로 월드컵을 준비하는 5월 이전에 남은 평가전은 그리스전이 유일하기 때문에 선수를 실험할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그리스전 참가 명단이 월드컵 최종 명단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한 결정을 위한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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