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만 있다는 아르헨티나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그러나 잃은 것도 있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4강에 올랐지만 결승까지 가는 길목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아르헨티나는 6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마네 가힌샤에서 열린 벨기에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전반 8분만에 나온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의 천금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이제 아르헨티나 앞에 있는 팀은 바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오는 10일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리는 4강전을 통해 결승 진출을 노리게 된다. 네덜란드를 넘어서면 역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결승에 오르게 된다.
역대 A매치 전적에서는 네덜란드에 1승 3무 4패로 크게 뒤지는 아르헨티나지만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당시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로 이긴 기억이 있기 때문에 한번 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과인의 득점포 부활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이과인은 전반 8분만에 디마리아의 패스가 벨기에 선수의 몸을 맞고 굴절된 것을 곧바로 감각적인 슛으로 상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꼼짝 못하게 하는 골로 만들어냈다.
이과인의 득점이 살아난다면 메시에게 몰리는 상대의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동안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집중되는 수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메시 원맨팀'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고 심지어 디에고 마라도나도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팀처럼 보인다.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메시아' 메시가 득점에 대한 욕심 대신 상대 선수를 끌어내는 역할로 이과인 등에게 자주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물론 메시 자신에게 기회가 생기면 골을 노리기도 하지만 상대 수비수를 달고 뛸 경우 이과인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가 생기는 것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이과인의 골이 나오지 않았지만 벨기에전에서 득점을 넣음으로써 네덜란드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디마리아가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준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한 것은 큰 악재다. 이과인이 살아난 대신 디마리아를 잃었다.
메시가 힘을 얻으려면 이과인과 디마리아가 동시에 잘해줘야 하는데 이과인이 제모습을 찾으려고 할 때 공교롭게도 디마리아가 빠진다면 상대 수비를 제대로 분산시킬 수 없게 된다. 특히 디마리아는 스위스와 16강전에서 메시의 어시스트를 받아 결승골을 터뜨렸고 이과인의 결승골의 시발점 역할까지 했다는 점에서 그의 공백은 너무나 크다.
정밀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디마리아가 더이상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세르히오 아궤로(26·맨체스터 시티) 카드가 남아있긴 하지만 아궤로 역시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4강에 오르면 단 한번도 결승 진출을 놓치지 않았던 아르헨티나가 공격 공백을 이겨내는 것이 네덜란드전의 관건이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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