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홍현석 기자]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는 몰락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일본, 이란, 호주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한 것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변방으로 전락하고만 아시아 축구는 벌써부터 4.5장의 월드컵 출전권 축소를 염려하고 있다. 괜한 걱정이 아니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런 부진이 지속된다면 다른 대륙들은 아시아 월드컵 출전권 축소를 주장할 것이고 그렇다면 아시아 축구의 발전이 더욱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선전으로 축구 열기가 휘몰아친 미국의 언론 NBC가 아시아와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지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기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아시아 축구
아시아 축구는 8년간 월드컵에서 약진했다. 한국은 2002 월드컵에서 뛰어난 체력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며 ‘아시아 최초 월드컵 4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일본 역시 그들만의 아기자기한 축구로 꾸준하게 16강에 진출하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증명했다.
NBC와 인터뷰를 가진 기네스북 부회장 로완 시몬스는 “아시아 축구는 지난 10년동안 빠른 패스와 움직임으로 기존 강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아시아 축구를 많은 팀들이 분석한 가우데 정작 아시아 축구는 그들의 장점을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이번 월드컵 실패 원인을 언급했다.
한국과 호주, 일본 등 기존 아시아 축구의 강자들은 다른 대륙의 강호들보다 기술적인 측면, 축구 센스 등은 떨어졌지만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많은 움직임과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는 강한 플레이로 인해 다른 대륙 팀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대륙 축구의 장점을 모방만 하려고 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 축구가 갖고 있었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한국 역시 강한 체력으로 상대방을 밀어붙이는 축구에서 패스 축구로 변신하려 했지만 생각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아시아 축구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현재 유럽 축구를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대회마다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유럽 축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경쟁력 있는 리그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시아에는 아직까지 이런 경쟁력 있는 리그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축구 분석 사이트 사커매트릭리서치 대표 하워드 헤밀턴은 “침체된 리그와 열약한 시스템은 역사적으로 아시아 축구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과 호주 등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리그는 여러 부정적인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패와 돈 문제다”라며 “이런 문제는 중국의 농구나 인도의 크리켓처럼 다른 종목의 인기로 인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야구가 한국 최고의 스포츠로 자리잡으며 프로축구에 대한 인기가 감소됐다.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은 지난해 266경기에서 203만6413명의 관중이 들어왔고 평균 관중 수는 7655명으로 평균 4만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오는 유럽 빅리그와 비교했을 때도 많이 뒤처져 있다. 그리고 같은 아시아 국가인 중국(1만8000명)이나 일본(1만6000명)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역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은 각각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 출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이런 노력들이 축구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는 서아시아와 동아시아간의 세력 다툼으로 규정이 자주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그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축구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축구 저변 부족
NBC는 또한 “축구 저변이 다른 대륙보다 약하다”고 아시아 축구의 실패 요인을 분석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잉글랜드나 브라질 등 여러 축구 강국에 비해서 축구 저변이 약하고 축구를 할 수 있는 시설들도 부족하다.
이전에 비해 한국이나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시설들을 확충했지만 아직도 잔디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그저 놀이처럼 축구를 접하는 축구 선진국 아이들에 비해 늦게 축구를 접하게 되면서 아시아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축구 교실이 만들어지면서 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성적을 중시하는 학원스포츠의 특성상 많은 학생들이 축구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고 실력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당장의 승리를 위한 축구를 하기 때문에 발전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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