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최하위를 달리고 있던 헐 시티와 맞대결이었기에 더욱 이겨야만 했다. 홈경기였고 엿새 전 잉글랜드풋볼리그(EFL)컵 4강 2차전 1-2 패배도 설욕해야만 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받아든 성적표는 무승부였다. 승점을 1밖에 챙기지 못하면서 4위 리버풀과 승점차 4를 여전히 줄이지 못했다. 4강권 진입이 더욱 힘겨워지게 됐다.
맨유는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최하위 헐시티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홈경기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마커스 래시포드, 폴 포그바에 웨인 루니와 후안 마타까지 교체 출전시키면서 총공세를 폈지만 끝내 단 1골을 넣지 못하고 득점없이 비겼다.
맨유는 EPL에서 1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긴 했지만 11승 9무 3패(승점 42)로 4위 리버풀(13승 7무 3패, 승점 46)과 승점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또 이날 5위를 달리고 있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14승 4무 5패, 승점 46)가 완승을 거두면서 순위를 끌어올리기가 더욱 버거워지게 됐다.
맨유가 이날 무승부로 리버풀과 맨시티를 제치고 4위권에 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15경기에서 무조건 리버풀, 맨시티보다 2승 이상을 더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런 점에서 강등권에 있는 헐 시티를 상대로 비긴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맨유가 비록 EPL에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왜 여전히 6위에 머물러있는지를 보여준 경기가 됐다. 맨유는 EPL에서 단 3패만을 기록하며 토트넘 핫스퍼(13승 8무 2패, 승점 47)에 이어 첼시(18승 2무 3패, 승점 56), 리버풀과 함께 최소패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맨유가 여전히 6위로 밀려나있는 것은 득점력 빈곤이다. 맨유는 올 시즌 EPL에서 21실점으로 첼시와 토트넘(이상 16실점)에 이어 최소실점 3위를 달리고 있지만 단 33골에 그치는 득점력 때문에 무려 9번을 비겼다. 9무승부는 미들즈브러(4승 9무 10패, 승점 21)와 함께 최다 무승부다.
이 때문에 맨유는 패배수가 적음에도 고작 1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첼시, 토트넘, 아스날(14승 5무 4패, 승점 47), 리버풀, 맨시티와 비교해도 너무나 적은 승리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맨유의 현주소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헐 시티와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 즐라탄을 비롯해 래시포드, 포그바를 선발 출전시켜 풀타임을 뛰게 했고 경기가 풀리지 않자 루니와 마타까지 교체로 넣으면서 총공세를 펴봤지만 헐 시티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67-33 정도로 크게 앞섰고 슛 숫자 역시 15-6으로 우세였지만 단 1골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40분에는 라자르 마르코비치의 골대를 때리는 슛에 실점할뻔 했다.
좀처럼 골이 들어가지 않자 마음이 급해진 쪽은 무리뉴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헐 시티가 교체카드를 쓰기도 전에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전반 내내 공격을 퍼부었음에도 득점이 없자 중원의 마이클 캐릭을 빼고 루니를 후반 시작과 함께 서둘러 넣었고 후반 17분에는 마지막 교체카드인 마타를 헨리크 미키타리안 대신 투입하며 공세를 폈다.
아직 EPL 경기가 15번이나 남았기 때문에 맨유의 4강권 진입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한번 정비를 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맨유는 앞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과 EFL컵 결승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토너먼트까지 줄줄이 일정을 앞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2월의 첫 경기 출발을 잘했어야만 했다.
맨유가 올 시즌 4강권에 들지 못하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다면 헐 시티와 23라운드 무승부가 두고두고 아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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