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주현희 기자] 수원 삼성이 또 다른 레전드를 떠나보냈다. 수원 삼성의 중앙 수비를 든든하게 지켰던 '곽대장' 곽희주가 정들었던 파란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곽희주가 떠나가는 만큼 수원 삼성은 또 다른 숙제를 안았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중앙 수비 문제점이다.
곽희주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곽희주는 K리그에서는 수원 삼성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이다. 수원 삼성과 재계약을 맺지 못했던 2014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FC 도쿄와 카타르 와크라에서 뛰었기 때문에 엄격하게 따지면 '원클럽맨'이라고 할 수 없지만 수원 삼성 서포터들에게는 이운재 수원 삼성 골키퍼 코치와 함께 레전드로 통한다.
광운대를 졸업한 2003년부터 수원 삼성에서 뛰기 시작해 K리그 내에서는 어느 팀으로도 가지 않고 오직 파란 유니폼만 입었다. 해외에서 1년 동안 뛴 뒤인 2015년에는 다시 수원 삼성으로 돌아왔다.
그렇기에 '영원한 곽대장' 곽희주의 은퇴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했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역시 곽희주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레전드라고 칭송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1시간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배 입장에서 곽희주에게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곽희주가 보여준 희생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했다"며 "언젠가 수원 삼성의 성인팀으로 올라와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제자를 만드는 훌륭한 스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수원 삼성 선수들은 모두 '쏘 롱(so long)' 문구가 적힌 곽희주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팬들은 곽희주의 은퇴를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곽희주는 경기 시작전 자신의 은퇴 기념 시축을 했다.
또 하프타임에 열린 공식 은퇴식에는 곽희주의 등번호를 의미하는 29명의 팬들이 하프라인에 도열,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등장한 곽희주를 따뜻하게 맞았다. 선수 대표로는 조원희가 곽희주의 은퇴를 축하했다.
곽희주도 수원 삼성에서 은퇴를 하게 된 것에 대해 목이 메었다. 공식 은퇴식에서 눈물을 쏟아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던 곽희주는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모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사랑으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원 삼성은 곽희주의 역사적인 은퇴식날 웃지 못했다. 수원 삼성은 전반에만 2골을 허용했다. 이정수의 페널티지역 태클 파울로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을 내줬고 김진수의 프리킥 크로스 상황에서 전북 현대 중앙 수비수 이재성을 놓쳐 골문을 열어줬다.
그렇지 않아도 수원 삼성은 이정수를 지난해 다시 데려오고도 수비에서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북 현대와 경기에 출전한 호주 출신 수비수 매튜 역시 그다지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곽대장' 곽희주의 은퇴와 함께 수원 삼성의 수비 불안은 더욱 도드라져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