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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진단] WBC '고척 참사', 참패마다 뒤따르는 땜질처방·장기 플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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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진단] WBC '고척 참사', 참패마다 뒤따르는 땜질처방·장기 플랜이 필요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3.13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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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WBC 실패로 돌아본 한국야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下)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스포츠에서 참사라고 일컬어지는 참패를 당할 때마다 각 종목단체는 전력과 경기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곤 한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은 대표팀의 경기력을 단기간에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맞춰져 있을 뿐 저변 확대 같은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은 없기 마련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스라엘, 네덜란드에 연패하며 1라운드에서 일정을 마감하면서 다시 한 번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 야구가 프리미어12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 2015년 11월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15개월 뒤 한국 야구는 다시 한 번 WBC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수 아래라고 여겨졌던 이스라엘에 연장전 패배를 당한 뒤 네덜란드에 지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선수들이 부상에 따른 보상이 없어 대표팀에 좀처럼 들어가려하지 않는다. 제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선수들은 조금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대표팀 합류를 마다한다"고 현재 대표팀 선발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표팀 선수로서 뛰는 동기부여의 차원일 뿐 한국 야구 전반에 대한 발전 대책과는 거리가 동떨어져 있다.

특히 한국 야구는 삿포로 참사와 도하 참사, 타이중 참사 등 여러 차례 충격적인 패배를 겪었음에도 이번에 다시 고척 참사를 맛보고 말았다. 참사 뒤에 뒤따르는 각종 대책이 한국 야구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한국 야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선수 부족문제에 직면해 왔다. 엘리트와 특기자 위주 스포츠에 오랫동안 집중하다 보니 선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야구선수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선수 수급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미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정작 생활체육 차원의 야구를 어떻게 뿌리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 어떻게 보면 리틀야구가 생활체육 차원의 유망주 육성의 방법이 되어야 하지만 이미 엘리트 체육으로 변질된지 오래다. 생활체육 차원의 야구가 발전하지 못하고 엘리트 체육으로만 발전하려다 보니 저변이 취약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대표팀 전임 지도자에 대한 문제도 걸려 있다. 그 누구도 이번 WBC 대표팀을 맡으려하지 않다보니 다시 한 번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김인식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WBC 대회와 프리미어12를 통해 '국민 감독'이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그의 마지막인 이번 WBC에서는 1승 2패에 그치며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이런 문제는 비단 야구만의 것이 아니다. 대표팀 축구 역시 참사, 참패가 있을 때마다 감독을 바꾸는 등의 '충격요법'에만 집중해 왔다. 당시 선수 구성이나 전술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반성은 없고 오직 감독 교체를 통해 정신력을 가다듬는데 집중했을 뿐이다.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강 신화를 쓴 뒤 다음 감독부터 모두 단기적이었다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감독 대행을 제외하고 히딩크 감독 이후 움베르투 코엘류, 요네스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에 이어 현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겨우 15년 사이에 9명의 지도자가 대표팀을 이끌었다. 평균 재임기간이 2년이 안되는 셈이다. 그나마 슈틸리케 감독이 2014년 9월에 부임, 2년 6개월째 지휘봉을 잡고 있으니 그나마 '장기 집권'인 셈이다. 하지만 그조차도 중국전, 시리아 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등이 켜진다면 자리가 위태하다.

농구나 배구 등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농구는 대표팀 전임 지도자를 임명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그동안 프로농구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 감독 당연직으로 선임됐지만 지난해부터 허재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배구도 전임 지도자 제도를 시작한 역사가 짧다.

어떻게 보면 일련의 모든 현상은 한국 사회구조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대형 사고가 나기라도 하면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놓지만 땜질처방, 단기적인 시각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멀리 보는 눈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대한민국 스포츠가 참사, 참패를 겪을 때마다 언제까지 땜질처방만 되풀이할 것인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상) 편으로 이어집니다. [SQ진단] WBC '고척 참사' 한국야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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