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정협(부산)과 김진수(전북 현대)가 한국 축구대표팀에 다시 발탁됐다. 최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주전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정협과 김진수의 발탁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정협과 김진수는 13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발표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엔트리 24명 안에 포함됐다.
이정협은 슈틸리케호의 '원조 황태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소속팀인 상주 상무의 경기를 수차례 지켜보며 발탁했다. 당시 박주영(FC 서울)이라는 공격 자원이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 선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이정협은 지난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황태자가 됐다. 그러나 이정협은 부상으로 경기력에 굴곡이 있었다. 그 사이 황의조(성남FC)가 급부상했고 석현준(데브레첸) 역시 무서운 득점력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렸다. 한동안 이정협은 주전에서 밀렸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도 이정협의 재발탁은 다소 불투명했다. 이정협은 지난해 11월에도 소집돼 월드컵 예선전을 뛰긴 했지만 소속팀이 K리그 챌린지에 있어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잊지 않았다. 석현준이 극심한 난조에 빠지고 황의조 역시 최근 들어 컨디션이 급격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이정협은 K리그 챌린지 개막 후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정협은 김신욱(울산 현대), 황희찬(잘츠부르크)와 대표팀 공격수 주전경쟁을 벌인다.
김진수의 복귀도 남다르다. 김진수는 지난해 3월 24일 월드컵 2차예선 이후 1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김진수는 당시 소속팀인 호펜하임에서 출전이 제한돼 경기력이 땅까지 떨어져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김진수의 경기력에 실망을 느끼고 더이상 대표팀으로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김진수는 전북 이적 후 달라졌다. 이미 이동국과 김보경 등을 '재기'시킨 경험이 있는 최강희 감독 밑에서 다시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회복했다. K리그 클래식 전남과 홈 개막전에서는 프리킥으로 골을 넣더니 수원 삼성과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는 프리킥 크로스로 중앙 수비수 이재성의 추가골을 도왔다.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전북의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
김진수가 최근 살아난 것은 최강희 감독이 '날개'를 달아줬기 때문이다. 전남 전에서는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가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최강희 감독이 스리백을 쓰면서 김진수를 조금 더 위로 올려 공격 본능을 일깨우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왼쪽 풀백에는 왼발을 잘 쓰는 선수를 써야 한다. 그동안 김진수 뿐 아니라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왼쪽 풀백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재석(감바 오사카)과 장현수(광저우 푸리)까지 기용해야만 했다"며 "그러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김진수는 우수하다. 지금 K리그에서도 잘 뛰고 있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슈틸리케 감독은 김민우(수원 삼성), 이용(전북), 김민혁(사간 도스), 김동준(성남FC) 등도 다시 불렀다. 골키퍼 김동준과 김민우는 2015년 9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고 이용과 김민혁도 지난해 9월과 10월 이후 다시 부름을 받았다. 고명진(알 라이얀)도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돌아왔다. 대표팀에 되돌아온 선수들이 큰 웃음을 안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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