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은 이제 이견의 여지가 없는 토트넘 에이스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조세 무리뉴 감독 체제 2년차 그가 맡을 역할이 상당하다. 구단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손흥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과 다르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등 맡았던 구단에서 부딤 두 번째 시즌마다 대단한 성적을 냈지만 토트넘이 새 시즌 우승할 것이라 전망하는 이는 많지 않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일정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 손흥민의 어깨가 당연히 무겁다.
우선 14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만만찮은 상대 에버튼과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개막전(스포티비 생중계)에 출격한다.
손흥민은 4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매년 진화했다. 2018~2019시즌에는 케인, 델레 알리 등 핵심 동료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도 홀로 고군분투하며 팀에 승점을 안겼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까지 올렸다. 지난 시즌에도 퇴장과 부상 등으로 고전하는 와중에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리그에서 11골 10도움으로 10-10을 달성했고 모든 대회로 영역을 확장하면 공격포인트 30개(18골 12도움)를 생산하며 ‘만능형 공격수’로 다시 태어났다. 케인을 밀어내고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주요매체와 구단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무리뉴 감독 부임 초기 측면에서 다소 수비적으로 헌신하며 공격 전개 능력을 발휘했다.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하면 최전방에서 공백을 메웠다. 케인과 비교하면 제공권이 아쉽지만 특유의 빠른 발로 뒷공간을 허물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지난해 12월 번리전에서 넣은 70m 드리블에 이은 솔로골은 축구사에 길이 남을 장면으로도 손색 없다. 지난 시즌 EPL 올해의 골과 토트넘 올해의 골로 선정됐고, 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이에게 주어지는 푸스카스상도 넘본다.
어느덧 토트넘에서 맞는 6번째 시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달리 충분한 휴식을 취한 터라 그 어느때보다 컨디션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를 2차예선부터 치러야 해 일정이 빠듯하다. 시즌 초 체력 관리가 성적 화두로 떠오른다. 토트넘은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20일 동안 9경기나 나서야 한다.
손흥민은 케인이 자가격리와 잉글랜드 대표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프리시즌 4경기 동안 4골을 넣었다. 토트넘이 기록한 9골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지며 주포 면모를 뽐냈다. 왓포드전에선 주장 완장도 찼다. 지난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된 토트넘 다큐에선 주연급 비중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올 시즌 역시 케인의 마땅한 백업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골 결정력에 많은 기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케인과 투톱으로 뛸 수 있고, 2선 좌우 어느자리에서든 활약할 수 있다. 케인 부재 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설 수도 있다.
토트넘은 빅네임을 영입하진 않았지만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지션을 보강하며 제법 알찬 이적시장을 보냈다. 사우샘프턴에서 덴마크 국가대표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영입해 중원을 강화했고, 울버햄튼에서 라이트백 맷 도허티를 데려와 세르지 오리에와 경쟁 구도를 연출했다. 둘 모두 EPL 적응이 따로 필요 없는 즉시전력감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관중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구장 신축으로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토트넘으로선 유럽 최고대회인 UCL에 나가지 못하게 돼 구단 수익에 타격이 상당하다. 케인, 손흥민 등 주축과 함께 계속해서 미래를 그려나가기 위해선 이번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UCL 하위 대회이긴 하나 UEL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무리뉴 감독은 2017년 맨유를 이끌고 UEL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다. 새 시즌 역시 UEL 우승 열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동시에 리그 4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 UCL 티켓을 따내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에버튼전은 그 첫 단추를 꿰는 날이다. 손흥민은 그동안 에버튼전 6경기에서 3골 3도움으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에 개막 축포를 기대케 한다. 당분간 국가대표 차출도 없을 것으로 점쳐져 소속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즌이다. 개인 리그 최다골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올 시즌 토트넘의 경기를 스포티비(SPOTV)에서 전담 생중계 한다. 토트넘을 제외하면 모두 유료 플랫폼 스포티비 나우(NOW)에서 내보낼 예정이라 토트넘 경기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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