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큐(Q) 신동훈 명예기자] 대이변이 일어났다. 아스톤 빌라가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을 7-2로 대파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빌라가 리버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원동력은 좌측 집중 공략에 있다.
빌라는 5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리버풀과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전반 4분 만에 아드리안의 실수를 잡아낸 올리 왓킨스의 골로 앞서간 빌라는 왓킨스의 추가골로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전반 33분 모하메드 살라에 실점했지만, 존 맥긴과 왓킨스가 한 골씩 추가했고 후반 10분 로스 바클리의 득점으로 경기는 5-1이 됐다. 후반 15분 살라가 만회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오히려 빌라는 더 폭주했다.
잭 그릴리쉬가 주인공이었다. 홀로 리버풀 수비 뒷공간을 파괴하며 멀티골을 완성, 7-2를 만들었다. 점유율을 내줬어도 오는 기회마다 득점하며 리버풀을 대파했다. 1963년 이후 57년 만에 리버풀에 7실점을 안긴 팀이며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 부임한 이후 한 경기 최다실점이었다. 빌라는 리버풀전 포함 3연승을 달리며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집중 공략 대성공
빌라의 리버풀전 대승 뒤에는 리버풀 우측면을 집중 공략한 효과가 있었다. 왓킨스의 선제골이 터진 후 빌라는 수비에 집중했다. 존 맥긴이 중심이 된 중원은 4백 앞에서 상대 공격진을 압박했고 2선도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가 수비를 지원했다. 공을 따내면 바클리, 그릴리쉬가 위치한 좌측으로 공을 보냈다. 버질 반 다이크가 버티고 있는 리버풀 좌측보다는 비교적 불안한 조 고메즈가 있는 우측을 공략했다.
이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바클리와 그릴리쉬가 탈압박과 빠른 빌드업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왓킨스도 빠르게 뒷공간을 침투했다. 빠른 전환이 이뤄지며 리버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전에 슛을 만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리버풀 수비를 흔들었고 어깨 부상을 당한 알리송 베커 대신 나온 아드리안은 수비진을 통제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빌라는 전체 공격의 41%를 좌측에서 펼쳤다. 빌라 전체 대형을 보면 좌측에 치우친 대형이었으며 바클리와 왓킨스를 제외하더라도 매튜 캐시, 더글라스 루이즈, 트레제게가 위치한 우측(123회)보다 맷 타겟, 맥긴, 그릴리쉬가 활약한 좌측(146회)에서 더 많은 터치가 이뤄졌다.
◆ 역사적 대승 이끈 주인공들
팀 전술을 제대로 이행한 개개인의 활약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후스코어드닷컴 기준). 빌라의 최전방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왓킨스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브렌트포드에서 50경기 26골을 넣었는데 EPL에서도 득점력을 증명하고 있다. 전반에만 머리-왼발-오른발로 골을 기록해 이른바 '퍼펙트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리버풀을 침몰시키는 데 크게 일조했다. 왓킨스는 후반전 도움까지 더해 3골 1도움을 올리는 활약 속에 평점 10을 받았다.
또 10점을 받은 선수가 있다. 바로 그릴리쉬다. 그릴리쉬는 2골 3도움을 올려 7골 중 5골에 관여했다. 또 유효슛 2개를 모두 득점으로, 키패스 5개 중 3개를 도움으로 연결하는 엄청난 정확성을 보였다. 바클리 또한 최고의 활약을 했다. 그릴리쉬로 몰리는 리버풀 수비를 풀어내며 리버풀 격파 선봉장으로 나섰다. 드리블 성공 3회, 슛 6개를 기록했고 팀의 5번째 골을 넣으며 빌라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맥긴도 돋보였다. 빌라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터치 횟수(57)를 기록했고, 1골 1도움, 태클 3회, 인터셉트 3회, 드리블 4회 등 공수 양면에서 독보적 기량을 과시했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안정적인 선방도 결정적이었다. 마르티네스가 리버풀에 내준 유효슛 8개 중 2개가 실점으로 이어졌는데, 아드리안에이 유효슛 11개 중 7골이나 내준 것과 비하면 마르티네스가 얼마나 안정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