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돌아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바람에 지난 대회 이후 5년 만에 개최된다. 현대축구를 선도하는 유럽 별들의 전쟁이다. 많은 축구 팬들이 밤잠을 설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 2020은 1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터키 간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31일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당초 지난해 6~7월 유럽 12개국-12개 도시에서 대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사상 첫 범유럽대회다. 기존 개최도시 중 아일랜드 더블린이 이탈하면서 11개국-11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대회 명칭은 4년 주기 전통을 고수하고자 '유로 2020'을 유지한다. 결승전은 7월 12일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운영에 변수가 많기 때문에 최종엔트리를 26명으로 확대했다. 교체인원도 5명. 경기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용인원 25~30% 선에서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 우승후보 프랑스, 다크호스 잉글랜드
전문가들이 꼽는 우승후보 1순위는 프랑스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지난 유로 2016에선 결승에 올라 연장 혈투 끝에 분패했다.
이번 대회 역시 초호화 스쿼드를 자랑한다. 지난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앙투안 그리즈만(바르셀로나)과 차세대 '축구황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선 은골로 캉테(첼시)를 비롯해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라인업이 화려하다. 여기에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6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와 무게를 더했다.
대항마로는 벨기에,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등이 있다.
피파랭킹 1위 벨기에는 케빈 데 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 에당 아자르(레알), 로멜루 루카쿠(인터밀란) 등으로 구성된 황금세대가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성적인 3위를 기록한 그들은 이제 유럽 제패에 도전한다. UCL 결승에서 부상 당한 데 브라위너가 얼마나 회복할지가 변수다.
역대 최다우승팀 공동 1위인 독일과 스페인은 전통의 강자다. 독일은 카이 하베르츠-티모 베르너 첼시 듀오를 앞세운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참사 이후 세대교체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마츠 훔멜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을 다시 불러들였다.
스페인은 과거 2015년 바르셀로나에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팀을 개편했다. 세르히오 라모스(레알)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가 기둥이 돼 젊은 팀을 이끈다. 알바로 모라타(유벤투스), 페란 토레스(맨시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로 첫 우승에 도전하는 잉글랜드는 다크호스로 통한다. 24개 참가팀 중 가장 비싼 팀이다. 추정 몸값은 무려 12억7000만유로(1조7000억 원)로 2위 프랑스(10억3000만 유로)도 높다. 러시아 월드컵과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필 포든, 라힘 스털링(이상 맨시티),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등이 포진했다. 지난 월드컵 4강에 오른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죽음의 조는 F조.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이 한 조에 편성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버티는 포르투갈 역시 전력이 만만찮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드레 실바(프랑크프루트) 등 공격진은 물론 주앙 무티뉴(울버햄튼), 페페(FC포르투) 등이 건재하다.
◆ 별들의 전쟁, 발롱도르가 달렸다
2020~2021시즌 유럽축구를 수놓은 슈퍼스타들이 일제히 출격한다.
골잡이들의 득점왕 경쟁 역시 관심사 중 하나다. 프랑스 리그앙 득점 1위(27골) 음바페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42골을 폭발시켰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무려 41골이나 뽑아낸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뮌헨)와 EPL에서 득점과 도움 부문을 석권한 케인(23골 14도움)도 많은 골이 기대된다.
셋 모두 남부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이번 대회 좋은 활약을 펼칠수록, 팀을 더 높은 곳에 올릴수록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높인다. 그동안 발롱도르 수상을 양분했던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모두 지난 시즌 팀 성적이 받쳐주지 않았다. 세 사람이 유로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길 경우 '신계'로 통했던 둘을 따돌리고 첫 발롱도르 영광을 안을 수도 있다.
특히 폴란드의 레반도프스키는 코로나로 얼룩졌던 2019~2020시즌 득점왕 3관왕을 달성하면서 뮌헨을 유럽 정상에 안착시키고도 발롱도르 시상식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다. 그동안 메이저 대회 활약이 아쉬웠던 만큼 오명을 씻을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29골) 호날두에겐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회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무관 한을 풀었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주장 완장을 달고 팀을 리드한다. 이미 역대 최다출전, 예선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본선에서 한 골만 더 추가하면 미셸 플라티니(9골)를 제치고 역대 최다득점자로 올라선다. 조별리그 1경기만 소화해도 5개 대회 연속출전, 1골만 더해도 5개 대회 연속 득점 금자탑을 달성한다. 역대 '최초' 타이틀을 노린다.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이 갖고 있는 유로 최다출전 기록(58경기)에도 2경기 차로 다가섰다.
◆ 스포츠 도전하는 tvN, 화려한 중계진
국내 중계는 tvN에서 독점한다. XtvN과 티빙 등 자체 채널을 활용해 개막전부터 전 경기 중계한다.
중계진 면면이 이목을 끈다.
올해 프리랜서가 된 배성재 캐스터를 영입했다. 지난해 은퇴한 '라이언킹' 이동국과 수원 삼성 승리의 파랑새로 통했던 백지훈,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팬들 사이에서 입지가 두터운 김진짜(본명 김찬희)가 TV 해설로 데뷔한다. 이밖에 서형욱 해설위원과 이인환, 박용식 캐스터도 함께한다.
구교은 CJ ENM 스포츠사업 총괄 국장은 "CJ ENM의 다양한 채널 및 플랫폼을 통해 유로 2020 전 경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중계 일정과 채널은 tvN 스포츠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경기 하이라이트와 관련 영상은 유튜브 채널 'tvN SPORTS'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유로 2020 조편성(*괄호 안은 피파랭킹)
△ A조 = 터키(29) 이탈리아(7) 웨일스(17) 스위스(13)
△ B조 = 덴마크(10) 핀란드(54) 벨기에(1) 러시아(38)
△ C조 = 네덜란드(16) 우크라이나(24) 오스트리아(23) 북마케도니아(62)
△ D조 = 잉글랜드(4) 크로아티아(14) 스코틀랜드(44) 체코(40)
△ E조 = 스페인(6) 스웨덴(18) 폴란드(21) 슬로바키아(36)
△ F조 = 헝가리(37) 포르투갈(5) 프랑스(2) 독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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