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네덜란드에 이어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도 탈락했다. 잉글랜드와 벨기에의 사상 첫 유럽축구선수권(유로) 우승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프랑스는 29일(한국시간) 루마니아 나치오날 아레나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유로 2020 16강전에서 스위스와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졌다. 경기 내내 위협적이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실축하면서 프랑스는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됐다.
현재까지 이탈리아, 덴마크, 벨기에, 체코, 스페인, 스위스가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30일 오전 1시 잉글랜드와 독일이 격돌하고, 오전 4시 스웨덴과 우크라이나가 다툰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만났던 포르투갈과 프랑스가 모두 떨어졌다. 네덜란드도 체코에 일격을 맞았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생존해 있지만 잉글랜드와 벨기에는 지금까지 유로 정상에 선 적이 없는 팀이라 이번 대회 더 간절한 자세로 뛰고 있다. 우승후보들이 잇따라 탈락하면서 두 팀의 첫 유로 제패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잉글랜드와 벨기에 양 팀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란히 4강에 오르며 대권을 위협할 후보로 떠올랐다. 각각 크로아티아, 프랑스에 패하면서 결승행이 좌절된 바 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몸값이 가장 비싼 팀이고,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랭킹 1위다.
허나 둘 모두 불안요소는 존재한다. 간판 선수들의 활약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주포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의 발 끝이 무디다는 게 문제다.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6골)이자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24골)과 도움(14도움) 모두 1위에 오른 그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공격포인트 하나 없이 마쳤다. 심지어 유효슛 하나만 기록할 만큼 상대 집중견제를 뚫어내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것과 달리 대표팀에선 동료들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인은 지난 월드컵에서 골든부트를 차지했지만 조별리그에서 5골을 몰아쳤고, 16강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3·4위전까지 3경기 내내 침묵하기도 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조 1위를 차지하고도 죽음의 조에서 가까스로 2위를 차지한 독일을 상대하게 됐다. 자국 축구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경기하는 이점을 안고 있지만 만만찮은 상대라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케인이 터져줘야만 한다.
벨기에는 16강에서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이번 대회 득점 1위(5골)이자 유로 역대 최다골(14골) 기록을 갖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맞아 1-0으로 승리했다. 슛 개수 6-24로 밀렸지만 토르강 아자르(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천금같은 중거리 결승골로 신승했다.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했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8강에서 이번 대회 강력한 전력을 뽐내고 있는 이탈리아를 상대하는데 중원의 핵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포르투갈전 상대의 거친 반칙에 발목 부상을 입고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아웃됐다. 에당 아자르(레알 마드리드) 역시 후반 막판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 스스로 벤치에 교체를 요구했다.
경기가 끝나고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경미한 부상으로 이탈리아전 출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100%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벨기에와 이탈리아의 8강전은 7월 3일 오전 4시 열린다.
벨기에는 3년 넘게 피파랭킹 1위를 지켜왔다. 이번 유로는 로멜로 루카쿠(인터밀란), 야닉 카라스코(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토비 알더베이럴트(토트넘), 티보 쿠르투아(레알) 등 황금세대가 함께 뛰는 마지막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데 브라위너와 아자르 회복 여부는 그들이 첫 메이저 제페 꿈에 도달할 수 있을지 가를 핵심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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