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양의지(34‧NC 다이노스), 오재일(35‧삼성 라이온즈)을 어이할꼬...
한국이 4일 야구 한일전에서 패한 결정적 원인이 두 중심타자에 있다.
2008 베이징 대회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일본과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승자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해 결승 직행에 실패했다.
8회초까지 2-2로 팽팽했던 승부가 확 기울어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8회말 2사 만루에서 결승타를 맞은 고우석(LG 트윈스)을 제외하고는 이날 등판한 투수들이 전부 제몫을 톡톡히 해준 터라 아무래도 타선이 침묵한 게 안타깝다.
몸값 4년 125억 원, 2021년 연봉이 15억인 4번 타자 양의지는 체면을 구겼다. 4연타석 내내 삼진. 타격 순위가 2018년 2위, 2019년 1위, 2020년 10위, 2021년 2위인 슈퍼스타라고는 믿기지 않는 결과다. KBO리그에선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갖춘 초특급 안방마님이 올림픽에선 차갑게 얼어 붙었다.
앞서 4번으로 나선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했음에도 김경문 감독은 가장 중요한 일본전에 양의지를 믿었다. 마치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극도로 처져있던 ‘국민 타자’ 이승엽에게도 그랬던 것처럼 양의지에게도 무한 신뢰를 보낸 것.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양의지는 8회말 수비에서마저 그답지 않았다. 고우석이 1루수 땅볼 때 베이스커버로 이닝을 마감하지 못했는데 이어진 타석 때 고우석의 낮은 변화구를 뒤로 빠뜨려 주자를 스코어링포지션에 보냈다. 주자가 1루에 있었다면 고의4구는 없었다. 주자가 쌓이면서 결국 한국은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게 됐다.
양의지에 가려 그렇지 오재일의 슬럼프도 심상찮다. 6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을 비롯해 보여준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결정적 안타를 자주 때려내는 다른 좌타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나 김현수(LG)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4년 총액 50억 원, 2021 연봉 6억 타자라 열광적인 야구팬들의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그의 포지션이 1루수라는데 있다. 야구에서 1루수는 거포의 상징이다. 한국야구가 황금기를 맞은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WBC, 올림픽,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에선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등이 1루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바 있다.
‘홈런의 아이콘’이었던 박병호(키움)가 최근 2년간 고꾸라지면서 오재일은 현재 KBO리그 최고 1루수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그래도 역대로 손꼽히는 대타자들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한일전 같은 메가이벤트에서 국민들은 1루수에게 적시타나 대포를 바란다.
이제 김경문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5일 밤 7시 열릴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과연 양의지와 오재일을 또 선발로 기용할지다. 지면 올림픽 2연패가 물건너가는 중요한 일전. 이들을 기용한다면 어느 타순에 배치할지도 무척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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