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1~2022시즌 유럽축구가 일제히 개막했고, 이적시장이 막을 내렸다. 특히 올여름에는 대어급 이동이 활발해 '역대급'이란 평가가 따른다.
여름 이적시장 종료일이던 1일(한국시간)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2년 만에 친정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스페인)로 복귀했다. 우선 1년 임대 이적한 뒤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의무 완전이적 조항이 포함됐고, 주급도 AT 마드리드에서 부담한다"고 밝혔다. 완전이적 옵션이 실행되는 이적료는 4000만 유로(548억 원)라는 게 스페인 현지 보도다.
2014~2015시즌부터 AT 마드리드에서 5시즌 동안 257경기에 출전해 133골 50도움을 기록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등을 이끈 그리즈만이 사실상 바르셀로나 생활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억2000만 유로(1641억 원)라는 거액 이적료에 바르셀로나로 거처를 옮겼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그리즈만 대체자로 장신 공격수 루크 더 용을 낙점했는데, 이름값 차이가 상당해 바르셀로나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같은 날 AT 마드리드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사울 니게스를 한 시즌 첼시(잉글랜드)로 임대하는 데 합의했다. 역시 완전이적 옵션이 포함됐다. 사울은 유스팀을 거쳐 2012~2013시즌부터 줄곧 AT 마드리드에서만 뛰며 340경기에서 43골 20도움을 기록한 중원의 핵이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는 이적시장 마감 직전 바르셀로나 풀백 에메르송 로얄을 영입하고 세르주 오리에와 계약을 해지했다. 또 아마다 트라오레(울버햄튼)를 데려오는 데는 실패했다.
누누 산투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토트넘은 이로써 에릭 라멜라(세비야) 대신 브라이언 힐, 토비 알더베이럴트(알두하일) 대신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영입해 선수단 세대교체를 꾀했다. 추후 위고 요리스를 대신할 것으로 보이는 피에를루이지 골리니까지 전력을 탄탄히 보강했다. 해리 케인의 맨시티 이적이 좌절되면서 다시 한 번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도전할만한 팀 구성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한편 역시 이적시장 마지막 날 아스날은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도미야스 다케히로(일본)와 계약했다. 손흥민과 북런던 더비에서 '미니 한일전'을 벌이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랑스 신성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는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이번 여름에는 유달리 이름값 높은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했다.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 앞서 이적을 천명했지만 계약기간이 종료된 뒤에는 재계약을 추진했던 메시는 바르셀로나 자금난에 팀을 떠나게 됐다.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PSG가 메시를 품어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앙헬 디 마리아 등과 함께 세계 최강의 공격진을 구축했다. UCL 우승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메시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호날두도 3시즌 만에 유벤투스를 떠났다. 12년 만에 친정팀 맨유로 돌아갔다. 이적료 최대 2300만 유로(315억 원)에 다시 맨유 유니폼을 입게됐는데, 이는 유럽에서 만 36세 이상 이적 가운데 역대 최고금액이다. 기존에 에딘손 카바니가 달고 있던 등번호 7을 되찾고 복귀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PSG와 맨유는 각각 메시, 호날두 외에도 스타플레이어를 다수 수집해 대권에 도전한다. PSG는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라이트백 아슈라프 하키미, 레프트백 누누 멘데스를 들였다. 맨유 역시 중앙 수비 라파엘 바란, 제이든 산초와 함께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을 다투는 첼시도 지난 시즌 인터밀란의 세리에A 우승을 견인한 로멜로 루카쿠를 영입해 최전방 고민을 해결했다. 디펜딩챔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영입 1순위로 삼았던 케인을 품진 못했지만 잭 그릴리시와 계약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1억 파운드(1600억 원)로 역대 EPL 최고 이적료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세르히오 아구에로(바르셀로나)가 떠난 마당에 최전방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아스날은 토미야스 외에도 벤 화이트, 마틴 외데가르드, 아론 램스데일 등을 영입하면서 올여름 가장 많은 이적료 1억6560만 유로(2270억 원)를 지출했음에도 개막 후 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3연패를 당해 위기감이 고조된다. 리버풀은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품으면서 중앙 수비를 강화한 것 외에 이렇다 할 보강이 없었다.
이밖에 유벤투스는 호날두의 빈 자리를 모이스 킨으로 메웠고, 독일 '1강' 바이에른 뮌헨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부터 미드필더 마르셀 자비처,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까지 모두 RB 라이프치히에서 데려와 다시 한 번 최강 선수단을 꾸렸다. 레알은 음바페를 영입하기 위해 2억2000만 유로(3000억 원)를 제안했지만 PSG가 거절했다.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오는 겨울 이후 이적료 없이 팀을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여름에는 코리안리거 사이에서도 많은 움직임이 관측됐다. 각각 울버햄튼과 발렌시아에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한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과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마요르카)이 둥지를 옮겼고, 2선 자원 이재성(마인츠)이 분데스리가2에서 보여준 활약을 인정받고 독일 1부 무대에 입성했다. 센터백 김민재도 빅클럽 구애를 뿌치리고 주전이 보장되는 터키 페네르바체에 합류하며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프랑스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생산한 스트라이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는 많은 클럽과 연루됐지만 이적이 불발됐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