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이 시리아전 극적인 승리로 한숨 돌린 반면 라이벌 일본은 적지에서 2패(1승)째 안으며 무너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도 3연패를 당했다. 두 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적신호가 생겼다.
일본은 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지다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사우디에 0-1로 패했다.
피파랭킹 26위 일본은 지난달 약체 오만(78위)과 1차전에서 0-1로 지면서 충격을 자아냈는데, 이날 사우디 원정에서도 승점 하나 없이 물러났다. 3경기에서 중국(75위)에 1-0 승리를 거둔 것을 제외하면 2패나 떠안아 위기에 빠졌다. 1승 2패(승점 3)로 B조 4위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반면 호주(32위)와 사우디(56위)가 나란히 3연승을 기록, 승점 9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조 1, 2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일본과 승점 차를 6까지 벌렸다.
일본은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시바사키 가쿠(헤타페),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 오사코 유야(비셀 고베) 등을 앞세워 골문을 두드렸지만 무위에 그쳤다. 사우디는 후반 들어 분위기를 잡았다. 적극적인 압박으로 일본의 패스 플레이에 훼방을 놓더니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후반 26분 시바사키의 백패스 실수가 나오자 피라스 알 부라이칸(알 파테)이 결승골로 연결했다.
일본 열도 현지에선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을 향한 불신론이 팽배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사우디전 결과에 "그야말로 뼈아프다.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고 전했고, 스포츠호치도 "팬들의 충격도 큰 상황이다. '이러다 정말 본선에 못 나갈 수도 있다', '일본 없는 월드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등 본선 진출 실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오는 12일 오후 7시 14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B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호주와 4차전을 벌인다. 승점 6짜리 홈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호주는 3경기 7골 1실점 안정적인 흐름 속에 3승을 적립했다. 일본 원정에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당분간 선두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피파랭킹 95위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중국(75위)과 3차전에서 2-3 석패했다. 먼저 2골을 내주고도 후반 45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다시 실점하며 3연패에 빠졌다.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른 '박항서호'는 사우디, 호주 등 강팀에 연패한 뒤 상대적으로 해볼만한 중국을 첫 승 제물로 삼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중국은 호주, 일본전 2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간판 공격수 우 레이(에스파뇰)가 멀티골로 팀을 살렸다.
특히 경기 앞서 중국 언론이 박항서 감독 인터뷰를 날조해 논란이 일었던 만큼 승리로 설욕을 다짐했지만 무산됐다. 앞서 중국 시나스포츠는 광저우 일보를 인용해 "박항서 감독이 중국을 화나게 만들었다. '중국 축구는 전반 30분 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모욕했다"고 전했는데, 매체는 곧장 "박 감독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박 감독은 이에 사전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무례하다 하더라도 중국과 맞붙는 대표팀 감독이 그런 말을 하겠나. 중국 언론이 자국 선수들을 자극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중국이 위기라고는 하나 베트남보다 강팀이다. 귀화 선수와 라리가에서 뛰고 있는 우 레이를 보유하고 있다. 자국 리그 역시 뛰어나다"면서 "상대를 존중하고 연구하는 게 취해야 할 올바른 자세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는 말로 예우하며 대인배 면모를 보여줬다.
베트남은 13일 오전 1시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포츠 종합단지에서 오만과 원정 4차전에 나서 첫 승점 획득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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