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누누 산투(47·포르투갈) 감독이 채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후임은 우승 청부사 안토니오 콘테(52·이탈리아). 올 시즌 그동안 보인 호흡에 비해 다소 아쉬웠던 손흥민(29)과 해리 케인(28)의 궁합이 살아날 수 있을까.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산투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다음달 곧바로 “콘테 감독과 2023년 여름까지 계약했으며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누누 체제의 부진이 길어지자 이미 콘테와 접촉을 했던 것처럼 보이는 행보다. 5승 5패(승점 15)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위까지 처진 토트넘에 변화의 바람이 일 전망이다.
올 시즌 야심차게 시작한 누누호는 3연승을 달리며 기대를 높였지만 4개월 만에 침몰하게 됐다.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 시즌에만 14골을 합작해 낸 EPL 최강 듀오인데 올 시즌엔 단 한 골을 만들어 냈다. 누누가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토트넘은 10경기 9득점, 경기당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끝은 새드엔딩이었다.
곧바로 감독 선임 소식이 전해졌다.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와 첼시(잉글랜드)에서 팀을 연이어 우승으로 인도한 명장. 강렬한 카리스마로 인해 일부 선수들과 불화설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늘 성적으로 보여줘 왔던 그다.
손흥민과 케인에겐 희소식. 콘테 감독이 과거 펼쳐온 공격 전술과 유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콘테는 3-5-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한다. 토트넘 또한 새로운 전술에 적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전방에선 투톱을 사용하는데,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와 체격이 뛰어나고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를 조합한다.
첼시 시절에도 디에고 코스타(아틀레치쿠 미네이루)와 에당 아자르(레알 마드리드), 인터밀란에서도 로멜로 쿠카쿠(첼시)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를 조합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앞서 유벤투스에서도 페르난도 요렌테(에이바르)와 카를로스 테베스(은퇴)를 앞세워 리그를 제패했다. 케인이 전방에서 공을 소유하며 빌드업의 핵심이 되고 손흥민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뒷공간을 침투하는 등의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는 있다. 케인은 타깃맨으로 한정하기 어려운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는 만능형 공격수다. 올 시즌엔 측면에서 많이 뛰기도 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 루카쿠 또한 피지컬과 달리 스피드와 돌파를 앞세운 공격을 펼치던 선수였다. 전형적인 포스트 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인터밀란에서 콘테와 합을 맞추며 보다 완성형 공격수가 됐다. 특히 포스트 플레이를 더하며 더욱 위협적인 존재로 발전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루카쿠와 라우타로는 세리에A에서 각각 24골, 17골을 넣었다.
케인 또한 보다 포스트에 머물며 장점인 마무리에 보다 집중하고 손흥민이 더욱 넓은 활동 반경을 보이며 스피드와 돌파력을 살리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손흥민과 케인도 지난 시즌 EPL에서 23골과 17골을 넣었다. 콘테 감독을 만나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손흥민을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할 것”이라며 “손흥민과 케인은 인터밀란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루카쿠와 라우타로 조합과 유사할 수 있다. 손흥민은 열심히 노력하지만 좀처럼 지치는 않는다. 영리한 움직임과 함께 골문 앞에서 결정력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콘테 감독이 좋아할 선수”라고 전했다.
콘테 감독은 탄탄한 수비를 강조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손흥민과 케인 조합이 살아나고 수비까지 막강해진다면 토트넘이 그토록 그리던 우승권 근접도 요원한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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