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트 월드컵 개막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쌀쌀해진 날씨, 이태원 참사로 인해 길거리 응원은 할 수 없지만 점차 주요경기 일정이 공유되고, 우승국을 예측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는 형국이다.
매 월드컵 마다 이맘 때 쯤이면 어느 채널로 우리나라 경기를 시청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는 익살스런 예고 콘텐츠는 물론 자사 예능 프로그램에 자사 중계진을 출연시키는 등 ‘밀어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 국민의 시선이 쏠리는 즉, 시청률이 보장되는 월드컵. 누가 승자가 될지가 자못 궁금해진다.
◆ KBS, 어깨 무거운 구자철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영표 전 강원FC 대표이사를 해설로 기용, 톡톡히 재미를 본 KBS는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에게 메인 롤 중책을 맡겼다. 구자철의 장점은 가장 최근까지 국가대표 현역이었다는 점, 게다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초기를 직접 경험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독일과 중동을 거쳐 K리그까지 두루 경험한 그가 ‘초보 해설’의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24일 KBS 월드컵 해설위원 간담회에서 구자철은 “(지상파 3사 카타르 월드컵) 중계진 중 유일하게 월드컵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며 “실패한 두 번(2014 브라질, 2018 러시아)의 월드컵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도 나간다.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뛰는지 이야기할 수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KBS는 이밖에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확실히 자리잡은 조원희 위원, 박학다식으로 축구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한준희 위원으로 해설진을 꾸렸다. KBS는 조원희 채널 '이거해조 원희형'에다 '이스타TV', '이수날' 등 Z세대에서 사랑받는 유튜브 채널과 손잡아 외연을 확장한다. 메인 캐스터는 이광용 아나운서가 맡는다. 구자철, 조원희 외 해설위원은 박찬하, 황덕연, 임형철이다.
◆ MBC, 안정환과 마지막?
이번에도 MBC는 검증된 콤비 김성주-안정환이 선봉에 선다. MBC '아빠! 어디가?'와 ‘마이리틀 텔레비전’, JTBC '뭉쳐야 찬다' 등을 통해 수없이 호흡을 맞춘 둘은 대중과의 친밀도, 재치와 입담 등에선 타사 해설진을 압도한다. 김성주 캐스터, 안정환 위원에 정보력을 갖춘 서형욱 해설위원까지 3인 체제로 주요경기를 중계하는 MBC다.
안정환 위원의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11일 MBC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김성주 캐스터가 “안정환이 내년에 지도자 연수를 준비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이번 월드컵이 안 위원의 마지막 해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안 위원은 “한국 축구 팬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예전처럼 재미있게만 중계하면 안 될 것"이라며 ”최대한 축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BC엔 프로야구 빅매치, 올림픽 등으로 실력을 입증한 김나진 캐스터, ‘해설계의 아이돌’인 박문성 위원이 합류해 힘을 보탠다. 17년 전 MBC ESPN 채널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중계했던 박 위원의 친정 복귀가 눈에 띈다. 박 위원은 “주인공은 선수여야 하고 중계진은 주인공이 빛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카메오 역할을 자처했다. 박문성, 서형욱 외 해설위원은 이상윤, 박찬우, 김정용.
◆ SBS, 이승우로 젊은 층 공략
이슈를 선점한 방송사는 SBS로 보인다. 프리랜서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친정과 관계가 돈독한 배성재 아나운서, 한국 축구사를 통틀어 세 손가락에 꼽히는 레전드 박지성 위원만으로도 무게감이 상당한데 젊은 층에서 인기가 압도적인 이승우(수원FC)를 영입했다. 2022시즌 K리그에서 맹활약했으나 벤투호로부터 외면받은 그가 마이크를 잡고선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흥미롭다.
해설 박지성이 얼마나 성장했을지가 포인트다. 2002 한일 포르투갈전, 2006 독일 프랑스전, 2010 남아공 그리스전까지 무려 3회 연속 월드컵에서 골맛을 본 데다 세계 최고 리그 EPL의 명문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었던 경험이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러 인터뷰와 예능 출연으로 카메라와 한결 친숙해진 그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친다던 4년 전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밖에 SBS는 한준희 위원과 더불어 축구팬 사이에 가장 선호도가 높은 장지현 위원, 2002 4강 신화 멤버로 JTBC 해설을 하며 호평받았던 현영민 위원으로 해설진을 꾸렸다.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을 통해 어린 여성의 생활체육 열풍을 몰고 온 SBS다. ’축구 채널‘을 자처하는 막내는 과연 형님들을 꺾을 수 있을까. 박지성, 이승우, 장지현 외 해설위원은 김동완, 이황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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