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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노-도안 카드 적중, 모리야스 매직! [카타르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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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노-도안 카드 적중, 모리야스 매직! [카타르 스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24 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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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요하지 않았다. 침착히 때를 기다렸고 후반 승부수가 완벽히 적중했다. 독일은 4년 전 ‘카잔의 기적’에 이어 ‘알라얀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모리야스 하지메(54)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할리파 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 당해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겪었던 독일은 이를 갈고 일본전을 준비했으나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국가에 큰 코를 다쳤다.

일본이 24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에서 독일을 격침하는 역전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과 독일은 피파랭킹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독일은 11위, 일본은 24위. 상대전적도 1승 1무로 독일이 앞섰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전날 피파랭킹 51위 사우디아라비아가 3위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둔 일이 있었기 때문. 

일본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 등을 공격에 내세웠지만 기본 원칙은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전반엔 점유율이 20%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일본은 수비에 중점을 뒀다.

모리야스식 실리축구라고 볼 수 있었다. 모리야스는 승점을 챙기기 위해선 극단적인 수비 전술까지도 감수해왔다. 전술적 유연성이 떨어지고 큰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고 최종예선에서 탈락위기까지 몰렸으나 일본은 그를 믿었고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전반 33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았으나 조급해하지 않았다. 전반 내내 이어온 전술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후반 들어 구보를 빼고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를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전술 변화를 기한 모리야스는 침착히 때를 기다렸다. 이후 공격수들을 하나씩 투입했다.

동점골 이후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가운데). [사진=연합뉴스]

 

반면 독일은 여전히 파상공세를 이어갔으나 어딘가 안일해 보이는 태도를 보였다. 과감한 슛보다 보다 완벽한 기회를 노리다 기회를 날리기 일쑤였다. 심지어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는 승리를 이미 확신한 듯 상대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독일의 결정적인 슛이 나올 때마다 골키퍼 곤다 슈이치(시미즈 에스펄스)의 슈퍼세이브가 연이어 나왔다.

후반 12분과 26분, 29분 투입한 아사노 타쿠마(28·보훔)와 도안 리츠(24·프라이부르크), 미나미노 타쿠미(27·AS모나코)를 차례대로 투입하며 반격을 준비했고 후반 중반 이후 보다 공격적인 노선으로 갈아탔다. 결국 후반 30분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걷어낸 미나미노의 슛을 도안이 마무리했고 8분 뒤 아사노는 후방에서 한 번에 연결된 공을 감각적으로 잡아낸 뒤 빠르게 치고 나가 사각지대에서 노이어가 손을 쓸 수 없는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모리야스 감독에게 카타르는 악몽의 땅과 같았다. 선수로 나선 1994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마지막 경기 이라크에 후반 막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고 결국 일본 대신 한국이 월드컵 진출국이 됐던 기억이 있다. 한국엔 ‘도하의 기적’이었으나 일본엔 참사 혹은 비극이었다.

감독으로서 일본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고 다시 찾은 카타르. 첫 상대는 전차군단 독일이었다. 축구 전문 통계매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통해 예상한 일본의 승리 확률은 14.1%에 불과했다. 그러나 모리야스 감독의 뛰어난 전략과 용병술 속 일본은 악몽의 기억이 서린 카타르를 약속의 땅으로 바꿔놨다.

경기를 앞두고 “독일은 우리의 롤 모델”이라면서도 “우리가 그간 쌓아온 것들이 내일 경기에서 나타날 것이다. 독일로부터 배우고 있지만 일본이 가진 능력으로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목표는 16강을 넘어 8강에 나서는 것이다.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당당한 포부를 밝힌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의 본격적인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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