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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정우영, 4년 전 김영권처럼 [한국 우루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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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정우영, 4년 전 김영권처럼 [한국 우루과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2.11.25 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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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죽어라 뛰었다. 4년 전 김영권(울산 현대)이 그랬던 것처럼 정우영(33·알사드)과 나상호(26·FC서울)는 세상의 비난을 뒤집으려 사력을 다했다.

정우영과 나상호는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선발로 나서 0-0 무승부에 쏠쏠히 기여했다.

둘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대표팀에서 단연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

드리블하는 나상호(왼쪽). [사진=연합뉴스]

수비형 미드필더인 정우영의 경우 포지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실수라도 한 번 저지르면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대가 강해 대량 실점이라도 하는 날엔 비난의 강도는 더욱 세졌다. 그러나 그가 없을 경우 수비라인이 1차 저지선이 무너진다는 걸 축구 마니아들은 잘 안다.

정우영은 정말 미친 듯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패스 미스가 나오면 바로 쫓아가 다시 소유권을 가져왔다. 그중에서도 전반 42분 장면이 압권이었다. 땅볼 크로스가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에게 연결되기 직전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았다.

나상호는 더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악플이 난무했다. 그가 K리그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일부 개념 없는 팬들이 “차라리 부상이나 당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반응을 보인 적도 있을 정도다.

더군다나 포지션 경쟁자가 세계 최고리그인 스페인 라리가에서 괄목성장해버린 이강인(마요르카)이라 온갖 비아냥이 따라다녔다. 황희찬(울버햄턴)의 허벅지 부상으로 이날 나상호가 선발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에 우려하는 시선도 잇따랐다.

공중볼 경합하는 정우영. [사진=연합뉴스]

나상호는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서 이런 부담감을 떨쳤다. 장점인 활발한 활동량으로 왜 벤투 감독이 그토록 자신을 품어왔는지를 증명했다. 전반에 우루과이와 팽팽히 맞선 건 나상호가 오른쪽 풀백 김문환(전북 현대)과 슬기롭게 합작 플레이를 보여준 덕분이었다.

김민재(나폴리)의 센터백 짝꿍인 대표팀 고참 김영권이 오버랩되는 스토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에서 치른 이란전에서 졸전 끝 무승부에 그친 뒤 그는 “경기장 안에서 워낙 관중 소리가 크다 보니 소통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가 융단폭격을 맞았다.

이후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조롱이 쏟아졌다. 절치부심한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실력으로 평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당시 피파랭킹 1위였던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침몰시킬 땐 빼어난 수비력은 물론 선제골까지 터뜨려 영웅으로 변모했다. 후엔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런 의도로 발언한 게 아니었다”고 실언 논란을 해명할 기회까지 받았다.

정우영과 나상호를 향한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아직 카타르 월드컵은 진행 중이다. 무승부로 승점 1을 거둔 한국은 가나와 28일 밤 10시에 2차전, 포르투갈과 다음달 오전 0시에 3차전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우루과이전으로 둘을 향한 비난 여론이 줄어들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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