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무 1패, 승점 1. 여전히 E조 최하위지만 독일은 만화 같은 스토리를 꿈꾼다. 특급조커 역할을 해낸 니클라스 퓔크루그(29·베르더 브레멘)의 한 방에 한줄기 희망이 생겨났다.
한지 플릭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38분 퓔크루그의 짜릿한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최하위 독일에도 희망이 있고 1위 스페인(1승 1무, 승점 3)도 16강행을 확신할 수 없다. E조는 최종전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
1차전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힌 게 뼈아팠다. 이날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코스타리카가 일본을 잡아준 건 독일에 천금 같은 소식이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코스타리카를 7-0으로 박살낸 스페인은 독일을 상대로도 침착하고 정교하게 패스 축구를 펼쳤다. 점유율은 33%-51%(경합 16%)로 밀렸다. 패스 성공은 290-559로 거의 2배 가량 차이가 났다.
심지어 후반 17분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한지 플릭 감독은 후반 25분 교체 카드 3장을 한꺼번에 꺼내들며 승부수를 띄웠다.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 틸로 케러(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빼고 퓔크루그, 르로이 사네(뮌헨), 루카스 클로스터만(라이프치히)를 투입했다.
독일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 편에서 사네가 컨트롤한 공을 낚아챈 퓔크루그는 과감히 파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슛을 날렸고 공은 골대 구석에 꽂혔다.
스페인으로선 역전골을 위해 애 쓸 필요가 없었다. 이미 조 선두인 상태고 자칫 욕심을 내다가 일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 결국 승부는 승점 1씩을 나눠가지며 마무리됐다.
퓔크루그는 단숨에 국가를 살려낸 영웅이 됐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퓔크루그는 A매치 데뷔전도 치르지 못하고 있었다. 올 시즌 승격한 브레멘에서 14경기 10골을 몰아치며 활약했으나 지금껏 플릭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기에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종 명단에 그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오만과 평가전에 교체로 나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졸전 끝에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일본과 1차전에 후반 33분 교체로 나서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그는 이날도 많지 않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독일엔 승리와도 같은 무승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순위 판도는 안갯속이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 독일은 무조건 승리가 필요하다. 코스타리카전 승리를 거둔다면 16강행을 기대해볼 수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순위는 승점-골득실-다득점-승자승-승자승 골득실-승자승 다득점-페어플레이 점수-추첨 순으로 정해진다. 현재 골득실에서 독일은 -1(2골 3실점), 일본은 0(2골 2실점)이다. 일본이 스페인과 0-0으로 비기면 코스타리카를 이기기만 하면 조 2위로 16강에 나선다. 일본이 골을 넣고 비기면 무조건 일본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이겨야만 한다. 다득점까지 같아지면 승자승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가 이날 일본에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경기 내용은 일본이 압도적이었다. 여전히 조 최약체로 분류되는 코스타리카기에 독일로선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최종전이다.
■ [WHO Q] 니클라스 퓔크루그는?
- 생년월일 = 1993년 2월 9일
- 포지션 = 공격수
- 체격조건 = 189㎝-83㎏
- 클럽 1부리그 출전-득점
2011~2014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 23-2
2017~2019.7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하노버 48-16
2019~2022.11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 41-20
- 국가대표 A매치 출전-득점
= 2022.11.16. 오만전 데뷔 후 3-2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2-1(28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