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오창훈 객원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프로야구였다.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는 각종 악재를 딛고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달성했다. 공식 집계 결과 정규리그 누적 관중은 810만326명, 경기당 평균 1만1250명이었다. 이는 1982년 리그 출범 이후 단일시즌 기준 역사상 3위다.
KBO리그는 2016년부터 3시즌 연속 800만 관중이 들었다. 그러나 2019년 728만6008명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2021년은 관중 입장이 제한돼 큰 타격을 입었다.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 2022년에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누적 관중은 607만6074명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개막 직전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은 조별리그 2 2패로 1라운드 탈락하고 말았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전 패배는 그야말로 '참사'였다.
인기 구단에선 각종 악재가 터져 나왔다. 장정석 전 KIA(기아) 타이거즈 단장의 자유계약(FA) 뒷돈 요구 파문, 서준원(전 롯데 자이언츠)의 청소년 성 착취 논란, 이천웅(LG 트윈스)의 인터넷 불법 도박까지 눈살을 찌푸르게 하는 이슈가 줄을 이어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팬들은 여전한 사랑을 보냈다. 개막 5경기 전석 매진을 시작으로 4월에만 126만5432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는 전년 대비 48%나 오른 수치다.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진 점을 꼽을 수 있다. 5월11일 정부가 비상상황 종식을 공식 선언했고 6월1일 감염병 위기 대응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락했다. 이에 사회적 분위기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상당 부분 회복됐다. 큰 소리로 응원하고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야구장 환경이 돌아왔다.
젊은 선수들이 도약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김현준, 이재현(이상 삼성 라이온즈), 김민석, 윤동희(이상 롯데), 김도영(KIA), 문동주(한화 이글스) 등 20대 초반 자원들이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장차 리그를 이끌 가능성을 보여줬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 계속된 점은 결정적이다. 정규시즌 종료 사흘을 앞두고 포스트시즌에 나설 5팀이, 시즌 최종일에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3위가 결정됐다. 손에 땀을 쥐는 치열한 경쟁에 700만 관중을 달성한 9월 24일 이후 74경기 만에 800만에 도달했다.
다가올 2024시즌은 피치 클록과 로봇 심판 도입으로 한층 더 투명하고 빠른 템포의 야구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부활을 알린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 KBO리그가 2023년의 관중몰이 분위기를 새해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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