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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과 축구했던 홀란, 유럽은 그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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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과 축구했던 홀란, 유럽은 그의 손에 달렸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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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03년, 3살 소년 엘링 홀란(23·맨체스터 시티)은 부모님을 따라 영국 리즈에서 노르웨이 남서부의 인구 1만2000여명이 사는 작은 시골 마을 브뤼네로 이사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작은 소년이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부모의 운동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홀란의 아버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즈 유나이티드, 맨시티에서 축구 선수를 한 알프잉에 홀란. 어머니 그라이 마리타 브라우트는 7종경기(허들·높이뛰기·포환던지기·200m 달리기·멀리뛰기·창던지기·800m 달리기) 선수 출신이다. 

5살 때부터 축구 경기에 나선 그는 7살이 됐을 때는 또래들보다 실력이 훨씬 뛰어났다. 브뤼네 축구 아카데미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자 코치진은 홀란이 8살 때 한 살 위인 9살 형들과 축구를 같이 하게 했다.

엘링 홀란. [사진=EPA/연합뉴스]

또래들과 축구를 하면 홀란이 있는 팀은 매번 7-0이나 8-0으로 이겼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그가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던 건 오히려 경쟁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실력 뛰어난 수비수를 뚫기 위해서 다분히 노력해야 했다. 홀란의 골문 앞에서의 영리한 움직임은 이때 만들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아주 빠른 편도 아니고 신장도 또래들보다 작았다. 게다가 깡마른 체격이었다. 그는 16살이 되었을 때 브뤼네에서 약 720km 떨어진 몰데에서 15kg 가량 근육을 쌓고 돌아왔다. 브뤼네에서 어린 홀란을 지켜본 이들은 “그의 신체적 불리함이 오히려 득점 본능을 발전시켰다”고 말한다.

그를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 지도한 브뤼네의 한 코치는 “그는 항상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었다”며 “5:5 경기에서 그는 8살과 9살, 10살 때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골을 넣었을 때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넣은 것처럼 좋아했다”고 말했다.

13살 때 “프로축구 선수가 될 거니까 수학을 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홀란은 분명히 뛰어난 선수가 될 자신감이 있었다.

엘링 홀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엘링 홀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브뤼네 유소년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후 몰데(노르웨이·2017~2018), 잘츠부르크(독일·2018~2019), 보루시아 도르트문트(2019~2022)를 거쳐 지난 시즌을 앞두고 세계 최고 명문구단 중 하나인 맨시티에 입단했다.

맨시티 입단 때 이적료는 6000만유로(약 807억8000만원)이었다.

지난 시즌 홀란은 이적료에 걸맞은 세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EPL에서 3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12골을 터뜨려 역대 4번째로 EPL·UCL 동시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 공식전 53경기에서 52골을 터뜨렸는데, 이는 2002~2003시즌 뤼트 판 니스텔로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7~2018시즌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기록한 44골을 8골이나 넘긴 신기록이었다. 홀란을 앞세운 맨시티는 창단 첫 트레블(리그·UCL·잉글랜드축구협회컵)의 대기록을 썼다.

홀란은 올 시즌에도 여전히 천하무적이다. 지난 25일(한국시간) 리버풀과의 2023~2024 EPL 13라운드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시즌 14호골을 터뜨리면서 EPL 통산 48경기 만에 50호 골을 채웠다.

종전 최단 기록인 앤디 콜(은퇴)의 65경기를 17경기나 단축했다. 올 시즌 EPL 1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모하메드 살라와는 4골 차.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8골로 공동 3위,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은 7골로 공동 5위다. 

홀란은 불과 나흘 뒤에는 또 다른 대기록을 세웠다. 29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UEFA UCL 조별리그 G조 5차전 홈경기에서 라이프치히에 0-2로 뒤진 후반 9분 필 포든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홀란은 UCL 35경기 만에 40번째 골을 터뜨려 최단기간 신기록을 썼다. 45경기 만에 40골을 채운 뤼트 판니스넬로이(은퇴)의 종전 기록을 10경기나 앞당겼다.

이번 시즌 UCL에서 5골을 터뜨린 그는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라스무스 회이룬(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리그와 UCL 모두 득점 1위다.

홀란의 추격골을 앞세운 맨시티는 라이프치히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조별리그 5전 전승으로 조 1위(승점 15)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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