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확실히 올 시즌 ‘황소’는 다르다. 황희찬이 2021~2022시즌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통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입성 후 아쉬운 건 득점이었다.
첫해 정규리그 30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에는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며 정규리그 27경기 3골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골을 포함해 4골을 넣는 데 그쳤다. 하지만 몸 컨디션을 회복하고 골 감각을 제대로 살린 올 시즌에는 완전하게 비상하고 있다.
정규리그 19경기에서 10골을 폭발하며 EPL 진출 3시즌 만에 한 시즌 두 자릿수 고지에 올랐다. 한국인 선수가 EPL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후 2번째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한 2015~2016시즌(4골)을 제외하고 올 시즌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리그 득점 6위로 올라섰다. 공동 4위인 손흥민, 재러드 보언(웨스트햄·이상 11골)과는 불과 1골 차다. 한국 팬들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불붙은 득점 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28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EPL 19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원정 경기는 황희찬의 독무대였다. 그는 전반 14분과 전반 28분 멀티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주 위치인 왼쪽 날개로 출전한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4분 상대 수비수가 골키퍼한테 길게 패스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힘껏 쫓아가 공을 가로 챈 뒤 그대로 빈 골대로 공을 몰고 가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의 집중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2-1로 앞선 전반 28분에는 토티 고메스가 중원에서 머리로 길게 연결한 공을 골대 정면 페널티지역에서 잡은 후 왼발로 한 번 접어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다. 황희찬은 곧바로 활짝 웃으며 자신의 ‘먼산 세리머니’를 펼쳤다.
최상의 골 감각을 보여준 황희찬은 전반 추가 시간 허리를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후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와 교체됐다. 황희찬의 활약 속에 울버햄튼은 브렌트퍼드를 4-1로 격파했다.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마테우스 쿠냐(평점 8.26)에 이어 팀 내 2번째인 평점 8.25를 줬다. 풋몹은 양 팀 통틀어 최고인 8.7을 매겼다.
일단 황희찬의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 괜찮다”며 “득점해서 기쁘고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놀라운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와 뛰고 있다. 함께 경기하는 걸 즐기고 있다”고 기뻐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도 황희찬의 허리 부상과 관련해 “단순 허리 근육 경련이다.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2021~2022시즌 임대로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지난해 1월 입단 5개월 만에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황희찬의 올해 활약이 심상치 않자 울버햄튼은 최근 황희찬과 2028년까지 장기계약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황희찬은 팀 내 최고 연봉 선수들하고 비슷한 금액에 재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내 최고 급여를 받는 선수인 파블로 사라비아가 1주일에 9만파운드(약 1억50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산에 따르면 황희찬의 연봉은 3배가 오른 것으로 예상된다.
황희찬의 멀티골은 내년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앞둔 대표팀에게는 호재다. 한국은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코리안리거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황희찬까지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주면서 기대를 모은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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