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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약속의 땅’에서 드라마 썼다 [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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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약속의 땅’에서 드라마 썼다 [아시안컵]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1.31 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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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드라마도 이렇게 쓰라고 하면 못쓴다.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 3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조규성(미트윌란)이 헤더로 사우디 골대를 노렸다.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았던 공은 아쉽게 크로스바를 맞았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6분 뒤. 김태환(전북 현대)의 크로스를 설영우(울산 HD)가 왼쪽에서 헤더로 올렸고 문전에 있던 조규성이 그대로 헤더로 골문을 뚫었다. 부진을 뚫어내는 한 방이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규성은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슈팅은 5개에 그쳤고 이중 유효슈팅은 1개에 그치면서 부진했다. 일부 축구 팬들이 조규성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악플을 남겼다. 도통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사우디전에서 처음으로 조규성을 선발에서 빼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0-1로 뒤진 후반 19분 이재성(마인츠)을 빼고 조규성을 투입하면서 힘을 실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등이 줄기차게 후반 막판 슈팅을 날리면서 사우디 골문을 두들겼지만 도통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부진하던 조규성이 득점을 터뜨리면서 한국은 기적같이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조규성은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주장 손흥민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먹을 움켜쥐고 환호했다. 부임 후 가장 큰 액션이었다.

정말 거짓말 같은 골이다. 사우디전이 열린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은 조규성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조규성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때 이곳에서 열린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헤딩으로 2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당시 가나에 2-3으로 졌지만 조규성은 이날 활약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자신에게는 ‘약속의 땅’이 된 이곳에서 월드컵 때처럼 머리로 득점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규성은 연장까지 마친 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번째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앞서 골키퍼 조현우(울산 HD)가 사우디의 3번째 키커 사미 알 나헤이의 슈팅을 막아낸 이후였다.

한국은 기적을 써낸 조규성의 활약을 앞세워 승부차기에서 사우디를 4-2로 꺾고 8강에 진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12시 30분 호주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조규성은 경기 뒤 “무조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가서 골을 넣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찬스가 더 있었는데 못 넣어서 아쉽다”고 했다. 이어 “그 전에 강인이가 크로스를 올려줬을 때 ‘됐다’ 싶었는데 아쉽게 못 넣었다. 다음에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헤더 순간) 골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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