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건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동점골로 이어지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연장 전반에는 직접 역전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전반 42분 호주 크레이크 굿윈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0-1로 끌려갔다. 후반 내내 공격이 풀리지 않은 한국 추가시간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그때 끝까지 기회를 만든 게 손흥민이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손흥민이 호주의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치고 들어갔고 호주 선수 3명이 따라붙었다. 이 과정에서 호주 수비수 루이스 밀러가 깊은 태클을 범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침착하게 넣어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손흥민의 발이 다시 한번 빛났다. 연장 전반 13분 프리킥 상황. 페널티박스 왼쪽 대각선 끝에서 손흥민이 날린 슈팅은 그대로 호주의 왼쪽 골문을 열었다. 그야말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셈이다.
손흥민에게 이번 아시안컵은 4번째 참가. 이제 서른 중반을 향한 그에게 이번 대회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이 어느 때보다 아시안컵 우승에 갈증을 느끼는 이유다.
2011년 18세 막내로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그는 ‘월드클래스’로 성장했고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 5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이영표전 KFA 부회장을 넘기고 역대 아시안컵 최다 출전 신기록을 썼다.
일단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3번이나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조별리그 바레인전과 말레이시아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차서 넣었다. 호주전에서도 얻어낸 건 전바과 문전 부근에서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걸 의미한다.
게다가 호주전에서 한국은 전후반 합쳐 슈팅 3개 밖에 하지 못하는 무딘 공격력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과 부지런하게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510분을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부침이 있을 법도 했지만 호주전에서 가장 활발하게 뛴 선수였다.
이날 승리로 손흥민은 2015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호주에 당했던 아픔도 설욕했다. 손흥민은 당시 호주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46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국은 연장 승부 끝에 호주에 한 골을 내줘 1-2로 졌다.
당시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에 누워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은 9년이 흘러 더 대단한 활약으로 호주를 눌렀다.
경기 뒤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6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슈팅 정확도 67%, 드리블 성공률 60%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승리해서 팀 분위기가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됐다. 모든 선수들의 희생과 도전정신에 감명받았다. 모든 선수들이 칭찬받을 자격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페널티킥은) 공격수로 노리고 페널티박스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좋은 장면을 얻었다. 프리킥은 누가 찰건지 이강인과 얘기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한국은 앞서 타지키스탄에 1-0으로 이긴 요르단과 오는 6일 오후 12시에 4강전을 치른다. 요르단과는 리턴매치다. 요르단은 한국과 조별리그 E조에 속했던 팀으로 지난달 20일 2-2로 비긴 바 있다.
한편, 아시안컵 중계 방송은 tvN과 tvN스포츠, 쿠팡플레이, 티빙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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