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운(運)장 클린스만.” 3일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국내 축구 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장, 덕장, 용장, 운장 중 운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에서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극장골’을 터뜨리며 4강까지 진출했다는 의미다. 한 번도 아니고 2번이나 비슷한 모습이 나오자 일부 축구 팬들이 이같이 말한 것.
한 번도 쉽지 않은 기적 같은 역전승을 2번이나 해냈다거나 뚜렷한 전술을 지닌 채 없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등 일부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얻은 승리라는 평가가 담겨 있다.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라는 예상 밖의 아쉬운 성적에도 4강까지 올랐다는 놀라움의 표시도 포함돼 있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교체는 탁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사우디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투입한 조규성(미트윌란)이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 놓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호주전에서는 후반 40분 김태환(전북 현대)과 교체 투입된 양현준(셀틱)이 측면 수비수로 뛰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오른쪽 포백으로 나서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4강에 뛸 수 없어 양현준의 투입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4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바레인전과 8강 호주전에서 얻은 승리를 포함해 5경기 2승 3무다. 사우디와의 16강전에서는 승리했지만 승부차기는 토너먼트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팀을 결정하는 방식이라 공식 전적은 무승부로 기록된다.
한국은 오는 7일 0시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로 한판 붙었던 요르단과 4강전을 치른다. 4강에 오른 팀들의 면면은 대단하다. 이란과 카타르는 조별리그 전승을 하며 한번도 지지 않았다. 다만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를 한 번씩 치러 각각 4승 1무를 기록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바레인전에서 한 번 졌다.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는 등 이번 대회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거두고 있다. 한국만 4강에 오른 팀 중 유일하게 2번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대표팀은 호주전을 마친 뒤 회복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4일에는 러닝 등으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세 그룹으로 나뉘어 공 돌리기(론도)를 했다. 김태환(전북)에 이어 팀에서 2번째로 고참인 김영권(울산 HD)과 주장 손흥민이 동료들에게 짓궂은 농담을 연방 날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문선민(전북)이 헤더 실수를 하자 김영권은 "야! 문선민! 머리 깎고 오랬지!"라고 외쳤다. 손흥민은 1년 후배 박용우(알아인)가 실수하자 짓궂게 웃으며 지적했다. 이어 동갑내기 김진수(전북)가 공을 놓치자 얼굴을 감싸 쥐며 "야! 창피하다 내가 진짜!"라며 앉았다.
한편, 이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훈련장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정몽규 회장은 대회 초반 현장을 찾았다가 호주와 8강전 당일 카타르에 다시 왔다. 박지성 등과 함께 일본-이란의 8강전을 관람했다.
한편, 한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4강전 중계는 tvN과 tvN스포츠, 쿠팡플레이, 티빙에서 한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이겨 결승에 오르면 이란-카타르 경기 승자와 우승컵을 두고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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