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도쿄 올림픽보다는 런던 올림픽의 아쉬움이 커요. 동메달 결정전이었던 한일전에서 우리가 졌는데, 분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도쿄 때도 아쉬움이 있었지만 브라질·세르비아가 너무 강했어요.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국가대표 은퇴 경기에 출전하는 김연경(36·흥국생명)은 가장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2 런던 올림픽을 꼽았다. 당시 양효진과 황연주(이상 현대건설),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임효숙, 한유미 등이 주축으로 나선 한국은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0-3로 져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당시 한국 여자배구는 협회 지원도 잘되지 않았고 팬들의 기대치도 높지 않았지만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김연경은 “돌아봤을 때 협회나 연맹 등 배구 관계자들이 더 잘 준비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17년간의 국가대표를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현역과 국가대표 선수를 한자리에 모아 국가대표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치른다.
7일 미디어데이에서 김연경은 “세계 올스타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다가 국가대표 은퇴식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다른 스포츠는 이벤트가 많은데 배구는 그런 교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을 마치고 국가대표 내려놓고 싶다는 얘기하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은퇴’라는 단어를 말하니 감정적으로 묵직하다”며 “내일 눈물을 흘릴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김연경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작성한 뒤 곧바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수원한일전산여고 2학년이던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그는 고3이던 2005년 국제배구연맹(FIVB) 그랜드챔피언스컵에 출전해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다.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 올림픽을 경한 그는 17간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김연경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는 2020 도쿄 올림픽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다.
김연경은 최근 국제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국가대표를 했었고 (대표팀) 세대교체를 3번 했는데 저는 그 자리를 다 지켰던 기억도 있다”며 “최근 여자배구의 성적이 좋지 못해서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여자배구에 계속해서 관심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선수들도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는 팀 대한민국(12명)과 팀 코리아(12명)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팀 대한민국은 김형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김연경을 비롯해 박은서(페퍼저축은행), 유서연(GS칼텍스), 김수지, 도수빈(이상 흥국생명), 김세빈, 이윤정, 임명옥(이상 한국도로공사), 하혜진(페퍼저축은행), 황연주(현대건설), 김하경, 김희진(이상 IBK기업은행), 한송이(은퇴)가 뛴다.
팀 코리아는 이정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김주향, 권민지(GS 칼텍스), 육서영(IBK기업은행), 고의정, 배유나(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임혜림, 이고은, 박혜진(흥국생명), 채선아(페퍼저축은행), 김해란(은퇴)을 이끈다. 3세트 방식으로 진행되며 3세트까지 총 70점을 먼저 얻는 팀이 승리를 가져간다. 은퇴경기를 마친 후 기념 선물과 공로패 등이 전달되는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린다.
이후 국가대표 은퇴식에 참가하는 선수는 김연경과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으로 개명), 한유미로 11명이다.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의 주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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