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김연경에 의한, 김연경을 위한 태극마크 고별 경기였다.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4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 경기’의 주인공은 역시 김연경(36·흥국생명)이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팬들은 김연경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김연경이 인사를 위해 팔만 들어도, 경기 중 서브를 하러 걸어 나갈 때에도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팬들은 김연경의 모습을 담기 위해 연신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눌렀다.
이날 은퇴 경기는 김연경이 준비한 은퇴 행사. 김연경은 2021년 벌어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뒤 17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이후 국가대표 은퇴식을 열려고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미뤄졌다. 이후 김연경이 소속사 라이언앳과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 회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와 손잡고 이벤트를 준비했다. 대한배구협회도 은퇴 경기 주최를 맡으며 힘을 실었다.
아리 그라사 FIVB(국제배구연맹) 회장은 영상 축사로 “김연경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훌륭한 롤모델이다”며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했다. 이어 “코트에서 그녀의 에너지와 헌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현장을 찾은 오한남 대한배구연맹 협회장은 “대한민국 배구가 김연경을 보유했다는 게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 개그맨 유재석과 송은이, 배우 이광수, 유튜브 ‘나영석의 나불나불’의 나영석 PD와 김대주 작가가 함께 앉아 김연경을 응원했다. 배우 정려원과 박소담, 박용택 야구 해설위원도 현장을 찾아 경기를 즐겼다.
국내 선수 24명으로만 꾸려 팀 코리아와 팀 대한민국의 대결로 치러진 은퇴 경기는 한마당 잔치처럼 열렸다. 김연경을 포함해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 황연주(이상 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 배유나(한국도로공사), 김해란, 한송이(이상 은퇴) 등이 나섰다. 김연경은 팀 대한민국 소속으로 뛰었다. 이벤트 경기인 만큼 선수들은 화끈한 스파이크 대신 골고루 공격을 벌이며 맘껏 웃었다.
김연경은 작전 타임 중에는 “해보자! 해보자!”라며 동료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 작전 타임 때 화제가 된 장면을 재현한 것. 1세트를 마친 후에는 관중과 공을 리시브 하는 이벤트에 나서기도 했다. 관중이 리시브에 연이어 실패하자 특유의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어 웃음을 안겼다. 한 관중의 리시브에 몸을 날리는 투혼(?)까지 보여주기까지 했다.
경기 후반이 될수록 김연경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3세트까지 70점을 먼저 얻은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치러진 은퇴 경기에서는 팀 대한민국이 팀 코리아에 70-60으로 승리했다. 김연경은 13점을 터뜨렸다.
은퇴 경기를 마친 후에는 김연경의 선후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가대표 은퇴식을 연다. 은퇴식에는 김연경과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으로 개명), 한유미(이상 은퇴)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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