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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미·김민종 앞세운 한국 유도, 파리 부활 특명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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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미·김민종 앞세운 한국 유도, 파리 부활 특명 [SQ현장]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6.13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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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13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장 앞 전광판에는 ‘D-43’이라는 문구가 떴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7월 26일)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하고 보름 남짓.

강렬한 햇빛 아래 30도가 넘던 날,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에어컨이 세게 켜진 유도장에서 비를 맞은 듯 땀을 뚝뚝 흘렸다. 그만큼 훈련이 독했다. 트레이닝장 안에는 ‘최고의 경쟁력은 열정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유도 남녀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에서 부활을 꿈꾼다. 한국은 유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4 도쿄 올림픽 이후 금메달 11개(은메달 16개·동메달 16개)를 따냈다. 하지만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금맥이 끊겼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 출전하는 허미미가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동료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0년대 들어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원희(남자 73kg급)와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최민호(남자 60kg급)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김재범(남자 81kg급)과 송대남(남자 90kg)이 연속으로 금빛 메치기에 성공했지만 그것도 벌써 12년 전 일이다.

다행히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29년 만에 한국 유도에 금메달을 안겼다. 이에 질세라 남자 유도에서는 김민종(24·양평군청)이 남자 100kg 이상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세계 랭킹 3위, 김민종은 1위다.

황희태 남자 대표팀 감독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못 따면 한국 유도가 완전히 추락할 거라고 생각한다. 수사불패(雖死不敗·비록 죽는 한이 있어도 지지는 않겠다)의 정신으로 올림픽에 임하겠다. 금메달을 따서 한국 유도가 도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남자 100kg급 김민종이 기술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남자 100kg급 김민종이 기술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종은 “아직 제 체급에서 올림픽 메달이 없는데 금메달을 따서 유도 역사에 한 획을 긋겠다”고 했다.

황희태 감독은 이번 올림픽의 메달 수를 예상해달라는 요청에 양 손바닥을 활짝 폈다. 그는 “인간의 한계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갈 정도로 피땀 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미정 여자 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국제대회에 나가보니 여자 선수들이 절대 외국 선수들에게 달리지 않더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선수들을 더 믿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선수들은 매일 아침 하는 체력 운동에 혀를 내둘렀다. 많은 선수들이 “침대에 누울 때가 제일 행복”이라고 했다. 허미미는 “밥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남자 66kg급의 안바울(30·남양주시청)은 “훈련량이 많다. 어제도 엊그제도 많이 했다”며 “남은 기간 얼마나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제가 생각해도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지고 있어서 경기 당일까지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황희태 감독이 오전 훈련을 빼주셔서 감사하다는 김민종의 발언에 박장대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황희태 감독이 오전 훈련을 빼주셔서 감사하다는 김민종의 발언에 박장대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종은 “가장 행복한 순간 예정되지 않은 새벽에 갑자기 휴식을 받을 때다. 감독님께서 이벤트성으로 휴식을 주는 날이 있는데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원래 오늘 새벽에도 러닝 훈련이 있었는데 (취재진과) 인터뷰 잘하라고 휴식을 선물해 주셨다”고 했다. 김민종 옆에서 이를 들은 황희태 감독은 껄껄 웃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는 남자 60kg급과 66kg급, 81kg급, 90kg, 100kg이상급, 여자 48kg급, 52kg급, 57kg급, 63kg급, 78kg급, 78kg 이상급에 출전한다. 선수 11명과 지도자 7명 등 총 17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30여 명의 파트너 선수도 파견한다.

한국의 첫 경기는 내달 27일 남자 60kg급 김원진(32·양평군청)과 여자 48kg급의 이혜경(28·광주교통공사)이다. 모든 유도 경기는 파리 7구의 아레나 샹 드 마르스에서 열린다. 8월 3일 마지막 남녀혼성단체전이 열릴 때까지 경기는 계속된다.

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감독 및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주엽(왼쪽부터), 안바울, 김원진, 이준환, 김민종, 황희태·김미정 감독, 김하윤, 허미미, 윤현지, 이혜경, 정예린, 김지수. [사진=연합뉴스]
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감독 및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주엽(왼쪽부터), 안바울, 김원진, 이준환, 김민종, 황희태·김미정 감독, 김하윤, 허미미, 윤현지, 이혜경, 정예린, 김지수.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은 내달 18일 프랑스로 출국한다.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사전훈련캠프 입촌한 뒤 24일 순차적으로 선수촌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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