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에 대해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7·우루과이)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구단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5일이 지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손흥민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것과는 딴 판이다.
대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영국의 반인종주의 단체가 나섰다. 서경덕 교수는 토트넘을 포함해 EPL 전 구단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서경덕 교수는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이번 일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아시아인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서경덕 교수는 EPL 사무국과 토트넘을 포함한 전 구단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그는 "EPL 사무국과 토트넘 등이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에 고발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최근 방영된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그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똑같이 생겼다는 몰상식함을 드러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쏘니!(손흥민의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썼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에 아직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영국의 반인종주의 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도 나섰다. 킥 잇 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했다. 이어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며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킥 잇 아웃은 지난해 2월 손흥민이 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일부 팬들로부터 “개고기나 먹어라”라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당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대응한 바 있다.
지난 11일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C조 6차전을 마친 손흥민은 최근 개인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17일 축구 선수 김승규와 모델 겸 배우 김진경의 결혼식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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