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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황선우·김민종·김수현, 도쿄의 눈물 지운다 [파리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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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황선우·김민종·김수현, 도쿄의 눈물 지운다 [파리 올림픽]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7.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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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금메달을 기대할 만한 선수는 누가 뭐래도 안세영(22·삼성생명)이다. 여자 개인 월드랭킹 1위인 그는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그랜드슬램’(grand slam)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아직 쟁취하지 못한 우승은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대회다.

파리 대회는 안세영의 2번째 올림픽 무대다. 그는 19살의 나이로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 단식에서 8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8강 상대는 천위페이(26·중국). 이후 안세영은 천위페이와 라이벌 관계가 됐다.

3년이 지난 그는 이제 세계를 호령하는 배드민턴 에이스로 성장했다. 지난해 전영오픈과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전영오픈에서 우승한 건 1996년 '셔틀콕의 여왕' 방수현(51) 이후 27년만.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은 안세영이 한국 배드민턴 최초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는 부상을 딛고 천위페이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배트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12일 오전 인천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안세영은 "파리에서는 울기보다 웃으면서 제 세리머니를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며 "제가 너무 자신 있게 말하는 것 같아 걱정되고 압박을 느끼기도 하지만, 저의 훈련에 대한 자신감이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싱가포르 오픈에서 우승, 인도네시아 오픈 단식에서 준우승에 오르며 올림픽 준비를 모두 마쳤다. 공교롭게도 두 대회 결승 상대가 모두 천위페이였다.

천위페이는 월드랭킹 2위를 달린다. 통산 전적에서는 안세영이 8승 12패로 열세지만 첫 7연패를 제외하면 안세영이 앞선다.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이 순항할 경우 결승에서 2번 시드의 천위페이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안세영처럼 파리 올림픽에서는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지우기 위해 나서는 선수들이 있다. 수영 황선우(21·강원도청)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도쿄 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존재였다. 당시 18세 고교생이었던 그는 자유형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47초56으로 기록을 단축하며 4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아시아 최고 성적인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형 200m는 더 놀라웠다. 예선에서 1분44초62로 한국 신기록이자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세워 전체 1위로 통과했다. 준결승을 통과하며 결승까지 오르면서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의 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결승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며 7위에 그쳤다.

3년이 지난 지금 황선우는 한국 수영 황금세대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3번의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모두 땄다. 특히 올해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75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황선우의 최고 기록이다.

그는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로 출국을 앞두고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메이저 대회를 통해 탄탄하게 준비했다"며 "3년 동안 쌓아 올린 경험을 발휘할 기회가 왔다. 후회 없는 경기 하고, 메달을 꼭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올림픽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올해 기록에서 황선우는 덩컨 스콧(영국)과 공동 4위다. 1위는 다비드 포포비치로 1분43초13이다. 황선우보다 1초 넘게 차이 난다.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민종이 훈련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민종이 훈련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장동 정육점 둘째 아들’ 유도 김민종(24·양평군청)도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엎어치기에 도전한다. 100kg 이상급인 그는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1985년 조용철 이후 39년 만이었다. 김민종은 현재 이 체급 세계랭킹 1위다.

그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로 훈련장이 모두 문을 닫자 아버지를 도와 돼지고기를 나르는 일로 훈련을 대신하면서까지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정작 처음 나선 올림픽 첫판에서 당시 세계랭킹 2위이자 2016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하라사와 히사요시(일본)를 만나 졌다. 당시 너무 흥분해 경기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명상을 하고 스포츠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6월 26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역도 여자 김수현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 26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역도 여자 김수현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 역도 81㎏급의 김수현(29·부산시체육회)도 파리에서는 웃을 준비를 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 76kg급에 출전한 김수현은 인상 106kg을 들었지만 용상 1∼3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해 실격했다. 1~2차 시기에 바벨을 들었지만 심판은 김수현의 팔이 흔들렸다고 봤다.

김수현은 "도쿄 때 왼쪽 팔 부분을 너무 지적을 많이 받았고, 나도 부족한 분이라고 생각해서 왼쪽 팔에 대한 보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역도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목표로 한다. 김수현을 포함해 여자 81㎏ 이상급 박혜정(21·고양시청), 남자 73㎏급 박주효(27·고양시청), 89㎏급 유동주(30·진안군청), 102㎏급 장연학(27·아산시청)이 출전한다. 5명 모두 메달 후보로 분류될 만큼 분위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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