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배구선수 이재영(28)은 선명여고 졸업 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배구 V리그에 진출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은 아웃사이드히터인 그는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첫 시즌 신인상을 받으며 ‘포스트 김연경’으로 주목받았다. 이재영은 기대만큼 성장했다. 2016~2017시즌과 2018~2019시즌 2차례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되면서 정상에 올랐다. 2018~2019시즌에는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MVP에도 선정됐다. 베스트7에도 5차례나 선정됐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6 리우 올림픽 등에 출전했다. 쌍둥이 동생 이다영(28)이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한솥밥을 먹었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던 두 자매는 2021년 2월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선다. 두 자매와 팀 에이스 김연경과의 불화설이 불거지던 도중 중학생 시절 배구단에서 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나왔다. 두 자매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고 흥국생명과 대한배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및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더 이상 국내에서 뛸 수 없었던 두 자매는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PAOK 구단에 진출하면서 선수 생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재영은 2022년 초 왼쪽 무릎 부상으로 선수 활동을 중단했다. 2022년 광주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접촉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재영은 은퇴를 선언했다.
이재영은 14일 팬카페 ‘재영타임’을 통해 “지금까지의 배구 선수 이재영의 좋은 모습 그리고 멋지게 날아올랐던 저의 모습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이재영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그는 “배구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고 썼다. 이어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 해외는 생각한 적 없다. 동기부여도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아주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저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영은 ‘학폭 논란’과 관련해서는 부인했다. 이재영은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계셨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하고 싶지 않았다”며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 사실에 대해서 정정해 주고 바로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연경과의 갈등을 암시하는 글도 썼다. 이재영은 “아닌 건 아니라는 제 마음과 소신이 변하지 않았다”며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나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라고 했다.
이다영의 동생 이다영은 루마니아 리그를 거쳐 현재 프랑스 리그 볼레로 르 꺄네에서 뛰고 있다. 이다영은 지난해 8월 프랑스로 출국하면서 학폭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했다. “이재영과는 관련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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