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일본의 피겨스케이트 영웅 중 한 명인 아사다 마오(34)는 5살 때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나고야 출신인 그는 2살 언니 아사다 마이를 따라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다.
13살에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성공하는 등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일본 언론은 그를 ‘천재 소녀’라고 부르며 주목했다. 아사다는 귀여운 외모에 실력까지 갖춰 일본에서는 아이돌급의 인기 스타로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동갑내기 김연아(34)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세계 여자 피겨 무대를 휘저었다.
김연아와 늘 1~2위 자리를 다퉜다. 주니어 시절만 하더라도 아사다가 김연아에게 앞섰으나 성인 무대로 접어들면서 김연아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아사다는 비운의 피겨스타로도 불린다.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더 뛰어난 김연아가 등장하면서 끝내 올림픽 우승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사다는 2017년 4월 은퇴했다.
아사다가 은퇴 후 14년 만에 피겨스케이팅 선수 시절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했다. 아사다는 지난 17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5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에서 우승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그 때는 15세였다. 젊음이 대단했다. 그때가 제일 즐거웠다. 무적(無敵)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그 이후 즐거움이 사라졌다고 했다. 아사다는 “즐기지 못한 채 현역 생활이 끝났다. 힘들었다”고 했다.
처음으로 찾아온 힘든 시기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그는 “항상 ‘1등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1등을 하고 싶었지만 기술이 따라주지 않았다. 은퇴하고 나서야 마침내 스케이팅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아사다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3번의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다. 개인 신기록(205.50점)을 세웠지만 압도적인 김연아의 세계 신기록(228.56점)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당시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했는데 아쉽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도전했으나 김연아가 은메달을 따낸 반면 아사다는 실수를 연발하며 6위에 그쳤다. 김연아의 은퇴(2014년) 이후에도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지만 2016년 일본피겨선수권대회에서 부진하자 은퇴를 결심했다.
아사다는 2017년 은퇴식에서 김연아에 대해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았던 존재"라고 말했다.
아사다의 인터뷰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선수들에게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43)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사다는 은퇴 후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아이스 쇼에도 나서고 있다. 내달 아라카와와 함께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이스 쇼 ‘프렌즈 온 아이스 2024’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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