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무빙'이 그랜드 슬램 달성에 성공했다. 1년간 시상식을 휩쓸며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마지막 트로피를 힘차게 들어올렸다.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가 19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개최됐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이견 없는 '무빙'의 차지였다. '무빙'은 대상과 신인남여우상(이정하, 고윤정)을 거머쥐며 최다 수상작에 등극했다.
앞서 '무빙'은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류승룡), 여우주연상(한효주), 남우조연상(김성균), 여우조연상(곽선영), 신인남우상(이정하), 신인여우상(고윤정) 총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최다 노미네이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사실상 청룡시리즈어워즈 드라마 전체 부문에 오른 셈이다. 2022년 청룡시리즈어워즈가 출범한 이래 모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무빙'이 최초다.
'무빙'은 지난해 8월 공개된 후 제60회 백상예술대상 3관왕, 제59회 대종상영화제 2관왕, 제5회 아시아콘텐츠어워즈 6관왕을 차지하며 국내 최대 규모 시상식에 대상, 작품상 등을 가져갔다.
공개 1년 만에 자리한 청룡시리즈어워즈는 그랜드 슬램의 종착지이자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 곳이었다. 특히 청룡시리즈어워즈는 2023년 하반기와 2024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시상식이기에 '2023년, 2024년 통틀어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무빙' 공개 후 수많은 드라마들이 화제를 모았고 흥행도 거뒀다. 디즈니+ 역시 '한강', '최악의 악', '비질란테', '사운드트랙 #2', '킬러들의 쇼핑몰', '로얄로더', '지배종', '삼식이 삼촌' 등 다양한 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이며 제2의 '무빙'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최우수작품상을 '카지노'에게 내어준 넷플릭스도 '마스크걸', '이두나!', '스위트 홈 시즌2', '경성크리처', '선산', '살인자ㅇ난감', '닭강정', '기생수: 더 그레이', '종말의 바보', '더 에이트 쇼', '하이라키' 등을 연달아 공개하며 시청자 공략에 나섰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티빙 '피라미드 게임', 'LTNS'도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러나 '무빙'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했다. 국내외 폭발적인 흥행과 용두용미 호평에 있어 '무빙'을 넘어서는 자가 없었다. 배우만 보더라도 베테랑 배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김성균, 곽선영 등이 '무빙'을 통해 재평가됐고 신예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이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연출을 맡은 박인제 감독은 대상 수상 소감을 통해 "지난해 8월 9일 오픈해 1년이 지나 오늘 이렇게 상을 받았다. 이 상이 작품의 수명을 더 연장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무빙'을 하고 제일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어머니를 사별하고 우울증 약을 복용하던 지인이 매주 수요일 '무빙'을 보는 순간만큼은 시름을 잊을 수 있어서 고맙다고 했을 때였다"는 묵혀둔 이야기를 꺼냈다.
류승룡은 "이 시대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효주는 "이렇게 따뜻하고 정의로운 이야기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나란히 신인상을 수상한 고윤정과 이정하도 함께 작품을 만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돌렸다. 이정하는 "오늘이 '무빙'의 마지막 공식 행사로 알고 있다"며 극중 대사인 '오! 희수야 잡아줘'를 외쳐 큰 웃음을 안겼다.
'무빙'은 한국형 액션 히어로물의 가능성을 열며 웹툰 원작 드라마의 가장 성공적인 예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자신의 작품을 여럿 영화화한 강풀 작가는 처음 손댄 드라마 각본을 통해 진정한 스토리텔러로 인정받았다. 2024년 하반기 강풀 원작의 '조명가게'를 공개하는 디즈니+에게는 청룡시리즈어워즈 수상 소식이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명가게'는 주지훈, 박보영, 배성우, 엄태구, 설현, 이정은, 김민하 등이 출연하며 배우 김희원이 생애 처음으로 장편 드라마 연출을 맡는다. 각본은 '무빙'과 동일하게 강풀 작가가 집필했다. 작품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조명을 파는 가게에 관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린다. 디즈니+는 올해 초 진행된 라인업 소개 행사에서 "'무빙'을 잇는 '강풀 유니버스'의 탄생을 알리는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킬러들의 쇼핑몰'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금해나까지 더해 청룡시리즈어워즈 4관왕을 차지한 디즈니+는 현재 공개 중인 '화인가 스캔들'에 이어 내달 14일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물 '폭군'을 세상에 내놓는다. '마녀' 시리즈, '신세계', '낙원의 밤', '귀공자' 등으로 스타일리시한 연출 감각을 뽐낸 박훈정 감독은 지난 영화에서 함께한 김강우, 김선호를 비롯해 차승원과 손 잡고 또 하나의 대표작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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