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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켈리 눈물의 고별식, 역대 장수 외국인 누가 있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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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켈리 눈물의 고별식, 역대 장수 외국인 누가 있나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7.22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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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켈리를 보낼 수 없다.” 프로야구 LG(엘지) 트윈스에서 6시즌을 뛴 케이시 켈리(34)가 지난 20일 잠실야구장에서 고별식을 치른 지 이틀이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켈리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그만큼 켈리는 LG 팬들에게 특별한 선수다. 2018년 11월 LG와 계약한 그는 역대 LG 외국인 선수 가장 오랜 기간 뛰었다. 5시즌을 모두 소화했고 올 시즌은 7월까지 뛰었다. 그는 LG 구단 외국인 투수 통산 최다승(73승 46패·평균자책점 3.25)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을 제외하고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16승(4패)을 거둔 2022시즌에는 2001시즌 신윤호 이후 20년 만에 LG 선수로 다승왕에 올랐다. 2019~2022시즌 팀 다승 1위는 켈리였다.

그는 KBO리그 역대 최다 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기록도 가지고 있다. 2020년 5월 10일부터 75경기 연속으로 그는 5이닝 이전에 마운드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4시즌이나 170이닝을 넘기는 등 통산 163경기에서 989⅓이닝을 소화했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켈리가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켈리가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하지만 그도 부진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지난 시즌 10승(7패)을 거두긴 했지만 전반기에 부진하며 우려를 샀다. 후반기 부활하고 KT 위즈와의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59의 ‘짠물 투구’를 펼치면서 29년 만의 팀 우승에 공헌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50만달러(약 20억 8000만원)에 재계약에 성공한 그는 올 시즌 전반기에 17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47로 부진했다. 디트릭 엔스까지 동반 부진하며 LG는 외국인 투수 교체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엔스가 살아나면서 LG는 켈리를 교체하기로 했다.

켈리는 올 시즌 부진했지만 강렬한 장면을 남겼다. 지난달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회까지 한 명이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켈리의 대기록 도전에 야구팬들은 손에 땀을 쥐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켈리는 KBO리그 무대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폭우로 경기가 중간에 취소되면서 고별전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가 노게임으로 선언되면서 켈리의 마지막 공식 등판 경기는 승리 투수가 된 지난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됐다.

LG는 20일 경기를 마치고 켈리를 위한 고별식을 준비했다. 구단이 방출 투수에게 고별식을 열어주는 건 이례적이다.

김인석 LG 구단 대표이사가 켈리에게 꽃다발과 액자에 담은 라인업 카드를 전달했다. 라인업 카드는 20일 자로 선수들의 사인과 마지막 메시지가 담겼다. 염경엽 감독과 서용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김광삼 투수 코치,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 박동원, 임찬규, 오스틴 딘이 켈리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현수는 켈리를 향해 90도로 인사를 했다. LG 더그아웃은 눈물바다가 됐다.

공 던지는 켈리. [사진=스포츠Q(큐) DB]
공 던지는 켈리. [사진=스포츠Q(큐) DB]

폭우 속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LG팬들은 “켈리! 켈리!”를 연호하며 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상대팀 두산 선수들도 켈리와 포옹했다. 켈리는 관중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후 선수들과 진하게 포옹했다. 켈리는 “한국에서 지낸 5년 반이라는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팀을 위해 희생한 최고의 팀 플레이어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를 대신해 LG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투수는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이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99경기에서 10승 22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통산 35경기 11승 7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수들이 이날 선발로 나선 켈리를 헹가래치고 있다. [사진=LG 제공]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수들이 이날 선발로 나선 켈리를 헹가래치고 있다. [사진=LG 제공]

켈리가 KBO리그 무대를 떠나면서 장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KBO리그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는 8시즌을 소화한 더스틴 니퍼트와 헨리 소사다. 니퍼트는 두산 베어스에서 7시즌을 뛰었고 마지막 시즌을 KT 위즈 소속으로 뛰었다. 외국인 사상 첫 100승(214경기·102승 51패)을 달성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2011시즌 두산에 입단해 2016시즌에 22승(3패)을 거두며 골든글러브와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은퇴 후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하고 있다.

소사는 2012시즌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 LG,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를 거쳤다. 통산 210경기에서 77승(63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28의 성적을 남겼다.

그다음으로는 한화 이글스에서만 7시즌을 소화한 제이 데이비스가 있다. 통산 836경기에서 타율 0.313 167홈런 591타점으로 맹활약한 한화의 레전드 외인타자로 남아있다. 이 밖에도 투수 다니엘 리오스, 에릭 해커, 앤디 밴 헤켄, 브랜든 나이트가 KBO리그에서 6시즌을 뛰면서 장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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