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2-21 20:50 (토)
최강 한국 양궁, 센스 있는 세리머니도 눈길 [파리올림픽 이모저모]
상태바
최강 한국 양궁, 센스 있는 세리머니도 눈길 [파리올림픽 이모저모]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8.05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걸려 있던 5개의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었다.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혼성전),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쓸었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독식한 건 2016 리우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당시에는 혼성전이 없어 최대 금메달 4개까지 딸 수 있었다. 한국 양궁은 파리에서 여자 개인전 은메달과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합쳐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양궁은 파리에서 실력뿐 아니라 세리머니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임시현(21·한국체대)과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이 나선 양궁 여자 단체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중국을 꺾고 ‘올림픽 10연패(連霸)’을 달성한 뒤 열린 시상식에서 숫자 10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의 남수현(오른쪽부터), 임시현, 전훈영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손가락과 금메달로 숫자 10을 만들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국가가 끝나자 이들 셋은 왼손에 금메달을 쥐고 오른 검지를 세워 숫자 1을 표시해 숫자 10을 만들었다. 10연패를 의미하는 세리머니였다. 올림픽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세리머니다.

현재 올림픽 10연패는 한국 양궁 단체팀과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의 400m 혼계영밖에 없다.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400m 혼계영에서 우승했으면 11연패가 가능했지만 중국에게 뒤져 은메달로 밀렸다.

지난달 30일에는 김우진(34·청주시청), 김제덕(20·예천군청), 이우석(27·코오롱)이 출전한 남자 대표팀이 프랑스를 꺾고 올림픽 3연패를 이뤘다. 이들의 세리머니는 숫자 101이었다. 이들의 메달은 한국의 하계올림픽 통산 101번째 금메달. 가운데 있던 김우진이 금메달을 오른손으로 잡고 양쪽에 있던 김제덕과 이우석이 검지를 치켜세워 1을 만들었다.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제덕, 김우진, 이우석. [사진=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제덕, 김우진, 이우석. [사진=연합뉴스]

임시현과 김우진이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딴 혼성전에서는 2관왕을 알리는 세리머니가 나왔다. 시상대에 오른 둘은 나란히 검지를 치켜세운 채 팔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이때 임시현이 김우진의 검지에 자신의 검지를 갖다 댔고 둘은 브이(V) 자를 표시했다.

여자 개인전 우승을 한 임시현의 세리머니도 화제를 모았다. 임시현은 시상대에 올라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만든 후 눈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했다. 나머지 세 손가락이 부채처럼 펼쳐져 3관왕을 뜻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른 뜻이 있었다. 바늘구멍이었다.

임시현은 경기 후 “누가 '항저우에서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거 같냐'고 하더라"라며 "그런데 그 바늘구멍을 통과해 버렸다"고 웃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김우진과 임시현이 금메달 수상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김우진과 임시현이 금메달 수상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을 달성한 임시현이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을 달성한 임시현이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자 개인전 우승까지 거머쥐며 임시현과 함께 3관왕에 오른 김우진은 시상식 시상대에 오르며 양 손가락을 3개만 펼쳤다. 3관왕을 의미하는 세리머니였다.

올림픽 3연패를 이룬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도 시상식에서 손가락 3개를 펼쳤다. 오상욱,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호흡을 맞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최고 성적을 낸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은 시상식에서 건곤감리를 표현했다. 윤지수(31), 전하영(22·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23·전남도청), 전은혜(27·인천시 중구청)가 호흡을 맞춘 대표팀은 지난 4일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져 은메달을 따냈다. 시상대에 오른 넷은 각자 귀에 손을 대고 건곤감리 세리머니를 했다.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리 대표팀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건곤감리 모양을 맞춘 귀걸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리 대표팀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건곤감리 모양을 맞춘 귀걸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 선수들도 다양한 세리머니로 파리 올림픽에 흥을 더했다.

지난 3일 프랑스 파리 5구의 게이뤼삭가(街)에서 출발해 일드프랑스 일대를 돌아 트로카데로 광장의 결승선까지 이어지는 273㎞ 구간에서 벌어진 도로사이클 남자 개인도로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렘코 에베네폴(벨기에)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양팔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에베네폴의 바로 뒤에는 에펠탑이 솟아 있어 그의 세리머니는 더욱 돋보였다.

벨기에의 렘코 에베네폴이 3일 프랑스 파리 5구의 게이뤼삭가(街)에서 출발해 일드프랑스 일대를 돌아 트로카데로 광장의 결승선까지 이어지는 273㎞ 구간에서 벌어진 도로사이클 남자 개인도로 경기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세리머니는 아니었지만 프로포즈를 받은 선수도 있었다. 지난 2일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황야충은 시상식을 마치고 프로포즈를 받았다.

시상식을 마치고 경기장을 벗어나려던 황야충 앞에 꽃다발을 든 중국대표팀 동료 류위첸이 있었다. 류위첸은 관중과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청혼했다. 류위첸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황야충의 손가락에 끼웠다. 황야충은 감격한 듯 눈물을 쏟아냈다.

류위첸이 황야충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