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배구 스타 김연경(36·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파리에 떴다.
김연경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 준결승전에 앞서 등장해 브리가디어(Brigadier)를 3번 쳤다. 브리가디어는 기다란 막대기다.
이번 파리 올림픽 종목별 경기를 앞두고는 다양한 스포츠·문화계 스타가 나와서 브리가디어로 바닥을 ‘쿵쿵쿵’ 3번 친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김연경은 FIVB(국제배구연맹) 선정 배구 레전드 14명에 포함돼 ‘FIVB 파리 올림픽 홍보대사’로 파리 올림픽에 초청됐다. 김연경이 브리가디어를 쳤다는 건 그만큼 스타라는 의미.
테니스 레전드 빌리 진 킹, 가수 겸 영화배우 스눕 독, 전 스케이드보드 선수인 토니 호크,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카멜로 앤서니, 육상 10종경기 선수 댄 오브라이언(이상 미국) 등이 브리가디어를 쳤다.
막대기로 땅을 3번 치는 행위는 프랑스의 과거 고전 극장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커튼을 올릴 준비가 됐다는 표시를 담고 있었다고 한다. 관객들은 이 소리를 듣고 공연에 집중할 준비를 했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 오혜리(36) 코치가 코트에 뛰어들어 심판의 오심을 바로잡은 모습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혜리 코치가 코트에 뛰어든 건 9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남자 80㎏급 16강전 서건우(21·한국체대)의 경기였다. 호아킨 추르칠(칠레)와의 맞대결에서 1라운드를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를 16-16으로 경기를 마쳤다.
라운드가 동점일 때는 ①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②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③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정한다.
심판은 처음에 이 기준으로 추르칠의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오혜리 코치는 서건우가 2회 회전공격, 추르칠은 1회 회전공격에 성공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혜리 코치는 바로 코트에 뛰어들어서 심판을 붙잡고 항의했다. 이후 본부석으로 뛰어가 오심이라고 따졌다.
심판진이 다시 경기 영상을 보면서 다시 채점했고 서건우의 승리로 판정이 번복됐다. 기사회생한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 추르칠을 14-1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서건우는 8강을 통과했지만 준결승에서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에게 지고 3위 결정전에서 에디 흐르니치(덴마크)에 완패하며 아쉽게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오혜리 코치는 제자를 구했지만 16강전의 항의로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규정상 지도자는 심판이 아니라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항의해야 한다. 관중에게 특정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오혜리 코치는 양팔을 높게 치켜들면서 억울함을 표현했다. WT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오혜리 코치의 공개 사과도 요구했다.
오혜리 코치는 “심판 대신 기술 담당 대표에게 말해야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대로 끝나면 뭘 해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할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오혜리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2016 리우 대회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정상에 섰다.
전상균(42) 조폐공사 화폐본부 차장은 12년 만에 역도 동메달을 받았다.
선수 시절이던 2012 런던 올림픽 역도 남자 105kg이상급에 출전한 전상균은 합계 436㎏을 들어 4위에 올라 메달을 따지 못했다. 당시 3위는 루슬란 알베고프(러시아)였다.
그런데 이후 전상균 차장에게 기회가 왔다. 알베고프가 2017년과 2019년 도핑 테스트 위반 혐의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다. 국제역도연맹(IWF)은 2022년 3월부터 알베고프의 국제대회 기록을 삭제했다. 올해 3월에는 알베고프의 런던 올림픽 기록도 삭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해 3월 말 전상균의 동메달 승계를 확정했다. 그러면서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재배정 행사를 열었다.
전상균 차장은 9일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한 챔피언스 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 초대받았다. 에펠탑 앞이다.
그가 메달을 받자 팬들은 환호했다. 전상균 차장도 양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전상균 차장은 "12년 전에 올림픽 현장에서의 기분이 지금 살아날까 걱정했는데 오늘 시상식에 참가해보니, 그래도 위로가 되더라"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어서 세리머니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관중들이 함성을 크게 질러주시니 자신 있게 세리머니를 해봤다"고 말했다.
전상균 차장은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역도 대표팀을 지도하다 2022년 9월 세상을 떠난 이형근 감독을 떠올리면서다.
그는 "(제가 메달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돌아가셨는데 살아 계셨으면 많이 좋아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돌아가신 후 제게 선물을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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