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신유빈(20·대한항공)은 탁구장을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 탁구채를 장난감 삼아 가지고 놀았다.
그 덕분인지 어린 시절부터 탁구에 두각을 드러냈고 ‘탁구 신동’으로 대중들에게 먼저 알려졌다. 신유빈이 5세이던 2009년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탁구 대결을 펼쳐 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꼬마 아이는 “밥보다, 친구들보다 탁구가 좋다”고 말했다. 그 기대만큼 무럭무럭 성장한 그는 2009년 6월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가 됐다. 중학생이 탁구 태극마크를 단 것이다.
선배 언니들과 숱하게 국제대회를 경험하며 성인이 된 그는 약관의 나이에 벌써 에이스가 됐다. 2024 파리 올림픽은 신유빈의 뛰어난 실력을 또 한 번 증명한 자리였다. 실력뿐만 아니라 그의 다양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뛰어난 스타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여자탁구의 앞날은 신유빈 덕분에 창창하다.
신유빈은 10일(한국시간)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짝을 이뤄 출전한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독일을 3-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는 여자 단체에서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메달을 땄다.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 한국 탁구의 유일하게 2개의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신유빈은 앞서 혼합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혼합복식 메달은 2012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었다.
모두 신유빈이 뛰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 탁구의 주도권을 ‘철옹성’ 중국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유빈이 만들어낸 올림픽 동메달은 뛰어난 성적이다.
신유빈은 4위로 마감한 여자 단식을 포함해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모두 동메달 결정전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증명했다.
신유빈은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32강에서 탈락했고 단체전에서는 8강에서 멈췄다. 그때와 비교하면 큰 발전이다.
파리 올림픽은 신유빈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바나나와 복숭아와 주먹밥 ‘먹방’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신유빈이 경기 도중 휴식을 취하면서 입에 물고 있던 에너지젤의 판매량이 폭증하기도 했다.
신유빈의 인기는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지난 7일 파리 올림픽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중계하는 웨이브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과거에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검색량과 시청 시간이 급증했다. 7일까지 웨이브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선수는 오상욱(펜싱), 안세영(배드민턴), 신유빈(탁구) 순이었다.
신유빈은 ‘스타킹’뿐 아니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바 있다.
한편, 신유빈이 동메달을 거머쥔 10일 경기가 열린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는 올림픽 프렌즈로 활동 중인 배우 이동욱과 샤이니의 민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김택수 전 탁구 국가대표 김택수 등이 찾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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