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근대5종에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만 있는 게 아니었다. 여자 선수 성승민(21·한국체대)도 있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이 불발되며 눈물을 흘린 전웅태의 눈물을 성승민이 새 역사로 달랬다.
성승민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설치된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결승 경기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5종은 펜싱과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90분에 모두 소화하는 만능 스포츠맨이 해낼 수 있는 종목. 성승민은 합계 1441점으로 미첼레 구야시(헝가리·1461점), 엘로디 클루벨(프랑스·1452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 근대5종은 올림픽에서 연거푸 역사를 세웠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전웅태가 한국과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달(동)을 목에 걸더니 파리 대회에서는 성승민이 한국과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메달을 손에 쥐었다.
성승민은 초등학생 때 수영 선수를 하다 대구체중 2학년 때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꿨다. 대구체고 1학년이던 2019년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여자고등부 개인전(4종)·단체전(4종)·계주(4종)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특급 유망주’로 올라섰다.
2021년 11월 한국근대5종연맹이 파리 올림픽 등을 대비한 유망주 육성을 위해 기초종목에 해당하는 수영과 레이저 런(사격+육상) 성적이 뛰어난 고교생들을 대표팀에 포함시키면서 성승민은 태극마크를 달았다.
성승민은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12위, 김선우(28·경기도청), 김세희(29·BNK저축은행)와 나선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승민이 주목받은 건 지난 6월 중국 정저우 세계선수권대회다.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개인전 우승이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근대5종의 강자로 떠올랐다.
성승민은 파리 올림픽 결승전에서 펜싱과 승마, 수영에서 813점을 얻어 3위로 레이저 런에 돌입했다. 성적에 따라 출발 시차를 두는 레이저 런에서 그는 선두보다 31초 늦게 출발했다.
들의 성적에 따라 출발 시차를 두는 레이저 런에서 선두보다 31초 늦게 출발한 성승민은 클루벨과 다툼을 벌이다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결승선 통과 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는 증거다.
함께 출전한 김선우는 1410점으로 8위에 올랐다. 2016 리우 대회 13위, 2020 도쿄 대회 17위에 그쳤던 그는 3번째 올림픽에서 ‘톱10’안에 들었다.
전날 남자부에서 전웅태가 6위, 서창완(27·국군체육부대)이 7위에 올랐다. 여자부의 두 선수 모두 10위 안에 들면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전원이 10위 안에 들었다.
최근 올림픽에서 근대5종의 성과는 근대5종연맹의 정책, 연맹 회장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원과 연결돼 있다.
근대5종연맹은 2020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2018년 ‘골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올림픽 출전권 확보가 유력한 선수들에게 종목별 코치와 트레이너 등을 붙여 동일하게 진행된 훈련 방식에서 벗어났다. 개인별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 기회도 늘렸다.
LH는 1985년부터 근대5종과 인연을 맺었다. 연간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며 성장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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