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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인 꽁꽁 숨긴 사격 감독, ‘집중관리’ 빛났다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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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인 꽁꽁 숨긴 사격 감독, ‘집중관리’ 빛났다 [파리올림픽]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8.1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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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사격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썼다.

10m 공기소총 혼성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의 은메달을 시작으로 10m 여자 공기권총에서는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금메달, 김예지(32·임실군청)가 은메달을 수확했다.

17살의 반효진(대구체고)은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이자 한국 최연소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25m 권총 세계랭킹 2위 양지인(21·한국체대)이 금빛 총성을 울리고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얻었다.

양지인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nbsp;[사진=EPA/연합뉴스]<br>
양지인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사실 한국 사격의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였다. 장갑석(64) 사격 대표팀 감독은 14일 한국체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기자간담회’에서 “주변에서 예측이 틀렸다고 하더라”라며 “제가 은메달이 금메달이 되고, 동메달이 은메달이 된 것 아니냐며 제 예측이 99% 맞은 것 아니냐고 했다”고 했다. 목표로 했던 은메달 수가 금메달이 되고, 동메달 수가 은메달이 되면서 금메달 3개·은메달 3개를 땄다는 의미다.

특히 장갑석 감독은 양지인을 집중관리했다고 밝혔다. 양지인이 마음이 여리고 긴장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갑석 감독은 “양지인을 언론에 노출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양지인이) 긴장을 많이 하기 때문에, 긴장을 하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방법도 훈련했다”라고 했다.

이어 “사격에서는 슛오프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 훈련도 집중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2024 파리올림픽 25m 권총에 출전하는 사격 대표팀 양지인과 장갑석 감독이 훈련 중인 김예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지인은 훈련의 효과를 제대로 봤다.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와 슛오프를 벌인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실 양지인은 결선 이틀 전에 오발 사고를 겪었다. 공식 연습 시간 때 사격 직전에 팔을 내리는 어텐션 동작을 취하다 실수로 방아쇠를 눌렀다. 오발탄의 파편이 튀면서 양지인 뒤에 있던 에콰도르 선수가 배에 맞았다. 해당 선수와 에콰도르 감독이 어텐션 상황에서 오발이 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장갑석 감독은 양지인이 불안할 수 있어 별도의 다른 방에서 훈련시켰다고 한다.

한국체대에서 30년 이상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사격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소문난 애주가다. 하지만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나서 금주를 실천하면서 솔선수범했다. 선수들에게는 '3C 금지령'을 내렸다. 휴대전화(Cellular)·커피(Coffee)·담배(Cigarette)다. 장갑석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였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제가 설명을 하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양지인의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한국체대 캠퍼스에 걸려 있다. 양지인은 한국체대 체육학과 3학년이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양지인의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한국체대 캠퍼스에 걸려 있다. 양지인은 한국체대 체육학과 3학년이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쓴 사격은 앞으로도 기대가 크다. 특히 금메달을 딴 반효진과 오예진은 아직 10대고 양지인은 이제 20대 초반이다. 장갑석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성격이 좋고 활발하고 긍정적이다.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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